'IPO 대어' 혹독한 신고식…넷마블·ING생명 공모가 밑돌아

2017-05-18 06:01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며 관심을 한몸에 받은 넷마블게임즈와 아이엔지(ING)생명이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며 신고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18일 이들 종목이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받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실적과 배당 등에서 투자 매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 게임 '대장주'의 굴욕…"신작 성과에 주가 달려"

넷마블은 지난 1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과 동시에 기존 업계 시총 1위 엔씨소프트를 누르고 '대장주'로 올라서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그 이후 주가 흐름은 신통치 못하다. 상장 후 4거래일 동안 모두 하락세를 나타내며 체면을 구겼다.

지난 17일에는 전날보다 7.69% 하락한 14만4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인 15만7천원에서 8.3% 떨어진 수준이다.

넷마블 주가 약세는 일차적으로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높아진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주요 주주인 CJ E&M의 분기보고서에 언급된 넷마블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6천87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10.5%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71.6% 증가한 1천155억원이었다.

이승훈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인수한 카밤 스튜디오 매출의 연결 시점이 3월로 지연되면서 매출액이 추정치를 하회했다. 또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이자·수수료와 리니지 레볼루션2 관련 성과급 등 비용 때문에 당기순이익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흥행 조짐도 넷마블 주가를 끌어내렸다. 리니지M은 넷마블의 최근 히트작인 '리니지2 레볼루션'과 경쟁구도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6일 쇼케이스를 열어 출시일을 내달 21일로 확정하고 사전 예약자 400만명을 대상으로 캐릭터 사전 생성을 시작했다. 그 다음 날인 17일 엔씨소프트는 4.46% 올랐으나 넷마블은 7%대 하락률을 보였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리니지M은 리니지2 레볼루션과 동일한 지적재산권(IP)에 기반한 같은 장르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기존 리니지2 레볼루션 유저를 끌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리니지2레볼루션 해외 출시와 '블레이드 앤드 소울', '테라' 등 유명 IP를 활용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출시 등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향후 주가 흐름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넷마블 목표주가 평균은 19만원이다.

문지현 연구원은 "넷마블이 올해 약 17개의 모바일게임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반기 해외 퍼블리싱(게임 운영 및 유통) 일정과 인수·합병 가능성 등도 향후 주가에 반영될만한 재료"라며 "경쟁사 이슈 영향을 많이 받는 게임주 특성 등을 고려하면 최근 주가 변동 폭이 아주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넷마블 주가는 3분기 이후 리니지2 레볼루션 글로벌 출시와 킹오브파이터즈, 요괴워치 등 글로벌 IP 기반 신작 출시 결과가대규모다중접속 결정할 것"이라며 "리니지2 레볼루션의 경우 특히 중국에서 IP 인지도가 높고 MOM() 게임 인기가 높아 흥행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생보사 '잔혹사' 되풀이되나…"배당 매력 유효"

ING생명도 상장 첫날부터 종가는 물론 장중 가격을 기준으로도 줄곧 공모가 3만3천원을 밑돌고 있다.

지난 17일 종가는 3만1천650원으로 공모가 대비 4.1% 낮아졌다.

ING생명의 부진은 지난달 27∼28일 진행된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이 0.82대 1에 그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바다.

ING생명 일반 국내 생명보험업계 성장 정체와 규제 환경 변화 등으로 업황이 불투명하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과 한화생명,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앞서 상장한 다른 생명보험사의 주가가 대부분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의 주저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상장 생보사 5곳 가운데 공모가를 넘은 곳은 삼성생명 1곳뿐이다. 그나마도 최근 종가가 11만9천원으로 공모가인 11만원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의 ING생명 매각 가능성, 네덜란드 ING그룹 브랜드 사용 기간이 내년 말로 끝나는 점 등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ING생명 주가 약세는 생보사 업계 전반에 대한 시장의 좋지 않은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며 "ING생명의 경우 고금리 부채나 제도변화와 관련된 우려에서 상당 부분 자유로운 것은 사실이나 매각 이슈와 브랜드 사용권 반납, 높은 방카슈랑스 비중 등 투자자 입장에서 위험요소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도 "ING생명의 투자 포인트는 높은 배당수준과 이를 유지하게 하는 높은 자기자본비율 등 재무안정성인데 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상장 초기이고 기업에 대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실적 지표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업황 등을 고려해도 ING생명 주가는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이병건 연구원은 "현재 주가가 희망 공모가 범위 최하단 수준이다. 여러 위험요소를 고려하더라도 이 정도면 매력적인 가격"이라며 "올해 연간 실적은 작년보다 더 좋아질 것으로 추정되며 높은 배당이 이뤄지면 주가도 현재 수준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하 연구원도 "ING생명의 올해 기대 배당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6.5%로 시가총액 4천억원 이상 상장사 중 두 번째로 높다. 안정적인 배당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목표주가 4만1천500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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