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류정한 “프로듀서 데뷔작 ‘시라노’ 가장 사랑하는 작품 될 것 같아”
2017-05-18 05:00
대선배 오디션 땐 잠깐 나가 있기도 해
프로듀서 힘든 점 많지만 자기 만족감 높아
프로듀서 힘든 점 많지만 자기 만족감 높아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20년 동안 배우 활동을 하면서 많은 작품에 참여했는데 그 중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 ‘맨 오브 라만차’예요. 아마 이번 ‘시라노’는 그보다 더 사랑하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 류정한은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CJ E&M 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기자간담회에서 프로듀서(제작자)로 데뷔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스위니 토드’ ‘쓰릴 미’ 등 웬만한 국내 뮤지컬 공연에서 주연을 꿰찼던 배우 류정한이 뮤지컬 프로듀서로 나섰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그는 좋은 작품을 소개하겠다는 사명감으로 가득 찬 각오를 드러냈다.
뮤지컬 ‘시라노’는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대본 및 작사가 레슬리 브리커스가 만든 작품으로 2009년 일본에서 초연됐다. 19세기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가 원작으로 크고 못생긴 코가 콤플렉스인 시라노의 사랑을 그렸다.
와일드혼과 ‘지킬 앤 하이드’ 등에서 호흡을 맞춰 본 류정한은 우연한 기회에 ‘시라노’ 프로듀서 기회를 잡았다. 류정한은 “와일드혼과 식사를 하다가 ‘시라노’의 주인공 역할을 제안받았다. 공연 시기가 아직 안 정해져서 농담 삼아 내가 제작하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라이선스를 주더라”고 제작 비화를 소개했다.
그동안 오디션을 보던 배우 입장에서 배우를 심사해야 하는 위치로 바뀐 것은 류정한에게 가장 낯선 경험이었다. 그는 “오디션에 심사위원으로 앉아 있으니 들어오는 배우 중 반 이상이 내가 아는 배우들이더라. 대선배가 오디션에서 연기를 하는데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밖에 나가 기다렸다 들어오기도 했다”고 난처했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프로듀서가 되고 보니 남에게 부탁해야 할 일도 많아졌다. 배우로서 부탁을 받던 입장에서 상황이 역전된 것. 류정한은 “그동안 내가 얼마나 제작자들에게 못되게 굴었는지 깨달았다”면서 “배우도 그렇지만 프로듀서도 자기 만족감을 많이 얻는다. 직접 겪어 보니 힘든 점도 많지만 프로듀서들이 왜 공연을 제작하는지 알겠더라”고 웃어 보였다.
‘시라노’의 주인공으로도 출연하는 류정한이 프로듀서로 그리는 이번 작품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그는 “이 작품이 거창한 메시지를 주는 건 아니다. 사랑, 용기, 정의, 희생 등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면서 “결국 사랑 이야기다.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국민이 ‘시라노’를 통해 힐링하고 희망을 갖는 위로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뮤지컬 ‘시라노’는 7월 7일부터 10월 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