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의 정치학] 닻 오른 文정부 일자리 추경…넘어야 할 4개의 산
2017-05-16 17:32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규모는 10조원 안팎이다. 대상은 공무원 등 공공부문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약속했던 사안이다. 당·정·청은 문 대통령의 민생 행보에 발맞춰 일제히 일자리 창출을 위한 드라이브 시동 걸기에 나섰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이 ‘묻지마 식 추경 편성’에 반대해 국회 의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역대 정권의 연례행사인 추경은 집권당의 부양책을 통한 지지도 확보와 세수 부담 등을 앞세운 야당의 반대 프레임의 셈법이 깔린 치열한 수 싸움의 장이다.
조기 집행에 실패하면, 추경 효과는 급격히 낮아진다. 이에 따라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의 협치 시험대인 추경 대전(大戰)은 여론전이 결정할 전망이다. <관련 기사 3면>
역대 정권의 추경 편성과는 달리, 일자리 추경의 명분과 실탄은 비교적 명확하다. 통계청의 ‘2017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1.2%다. 이는 4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월간 재정동향 5월호’를 통해 올해 1분기(1~3월) 국세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조5000억원 증가한 6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래세대에 빚 떠넘기기 논란을 빚었던 국채 발행 없이도 실탄 확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수 확보 등 실탄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재정법상의 추경 요건은 통상적으로 넓게 해석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헌재 한국당·조배숙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판단한 것이냐”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향후 금리 인상도 골칫거리다. 미국은 지난 3월을 포함해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우리도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시중 유동성을 축소하는 통화정책이 추경 등 확장적 재정정책과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경 편성에 따른 풍선효과도 넘어야 할 산이다. 통상적으로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면, 각 부처의 관련 예산도 늘어난다.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방편으로 재정을 투입, 급한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각 부처의 조직 확장을 위한 할거주의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의 일자리 추경의 당위성은 있다”면서도 “문제는 관례로 증가하는 각 부처의 예산이다. 이 때문에 추경은 목표의 타기팅을 통한 애초 목표 완수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