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재원, '몸개그'로 한 번, 결승포로 또 한 번 기쁨 선사
2017-05-12 22:07
결승 3점 홈런+결정적인 2루 송구 2개로 승리 일등공신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이재원(30·SK 와이번스)은 야구 격언대로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려 힘차게 휘둘렀다.
마침 배트 중심에 공이 딱 걸렸다. 타자에겐 공을 맞히는 순간, (담을) 넘어갈지 야수에게 잡힐지 느낌이 온다.
하지만 이재원은 마지막까지 홈런을 확신하지 못했다. 1루로 뛰며 손바람을 보태 공을 넘기려는 듯 열심히 손을 흔들었다.
그의 바람대로 타구는 오른쪽 담을 살짝 넘어갔다. 팀 연패를 끊은 귀중한 홈런이다.
이재원은 12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3타점과 결정적인 송구 두 번으로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이 중 1안타가 SK에 승리를 선사한 스리런 홈런이었다.
이재원은 2-2로 맞선 6회 말 2사 2, 3루에서 바뀐 투수 김윤동의 시속 147㎞ 초구 직구를 밀어서 오른쪽 담을 넘겼다.
비거리 105m짜리 이재원의 이번 시즌 2호 홈런이다.
경기 후 이재원은 "팀 승리를 만든 홈런을 쳐 기쁘다"며 "타석에 들어갈 때부터 직구를 노렸다. 실투가 들어와서 휘두른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웃었다.
이재원은 홈런만큼 귀중한 2루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2개나 잡았다.
3회 초에는 2사 2루에서 벼락같이 2루에 송구해 나지완을 잡았고, 4회 초에도 무사 1, 2루에서 이범호를 2루에서 아웃시켰다.
포수 혼자서 득점권 주자 2명을 한 경기에서 지워버린 것이다.
이재원은 "포수로서 주자를 신경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팀 부담을 덜어줘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재원은 3회 초 2사 2루에서 이범호의 백네트 쪽 파울 타구를 잡으려다 미트와 손으로 네 차례 '저글링'을 한 끝에 놓치고 말았다.
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은 이재원의 '몸개그'와 최선을 다한 플레이에 폭소와 갈채를 보냈다.
이후 이재원은 홈런과 결정적인 수비로 SK 팬에게 더 큰 기쁨을 선사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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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