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태석 기자 = 한국도로공사 화성지사의 자산관리 부실에 행정당국까지 한몫 거들면서 평택 지역 집단민원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가 된 곳은 경기 평택시 지제동 44-5번지 일원으로 막바지 공정을 보이는 고던신도시 삼성전자 평택공장 후문 쪽이다. 도로공사는 이 일대 510㎡ 부지를 가도(임시도로) 및 임시 야적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2015년 11월 2일 평택시에 도로점용허가를 내줬다. 

도로점용허가란 도로 구역 안에서 공작물·물건 기타의 시설을 신설·개축·변경 또는 제거하거나 기타의 목적으로 도로를 점용하도록 허가하는 것을 말한다.

상가단지를 낀 이 도로를 두고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 1일, 도로 한가운데 200m가량 울타리가 설치되면서 비롯됐다. 이로 인해 하루 수천여대가 오가는 도로가 막혔고 상가 주민들은 막대한 영업손실을 입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A씨 등은 "어떻게 차량이 다니는 도로에 울타리를 설치할 생각까지 했는지 정말 기가 막힐 일이 벌어졌다"며 "몰상식한 개인 이기주의적 행동 때문에 이 일대 상가들 한 달 매출이 평균 절반(500만~1000만원 이상)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더해 "도로 옆에 일부러 파 놓은 웅덩이에 인근 주민이 빠지면서 병원 신세까지 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평택시와 도로공사 화성지사가 울타리를 걷고 웅덩이도 메우는 등 원상복구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두 기관 모두 업무와 관련없다"는 말만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는 서로 떠밀기식으로 주민을 기만하는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도로공사와 협의를 통해 도로에 설치된 울타리를 철거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며 "불법으로 휀스를 설치한 행위자에 대해선 행정처리 절차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로공사는 여전히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 실제 기자가 수차례 전화를 걸어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청했지만, 결국 묵묵부답이었다.

울타리를 설치한 L씨는 전화통화에서 "울타리는 평택시와 사전 협의를 통해 설치한 것일 뿐"이라며 "전화상으로는 자세히 얘기할 수 없다"고 말해 설치 행위에 대해 의구심을 낳고 있다.

또한 도로공사 소유권인 산44-5번지 일원 부지에는 6600㎟ 규모의 과수나무가 식재돼 있어 해당 나무가 언제, 어떤 이유로 심겨졌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도로공사는 통상적으로 개인에게는 토지에 대한 사용승낙이나 도로점용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