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대] MB정부 산물 금융위 수술대 오르나
2017-05-10 16:46
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금융위원회가 존페 기로에 섰다. 금융시장의 견제와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때문이다.
금융위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설립됐다.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 부문과 금융감독위원회가 합쳐 탄생했다. 당시 민주당은 금융위가 지나치게 비대하고 권한이 커 부작용이 많다고 반대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의가 주요 이슈로 부각됐지만 현상유지로 결론이 났다.
금융정책과 감독을 둘러싼 분리 논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저마다 다른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며 조직 개편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조직개편을 약속한 만큼 이제 관건은 개편 내용과 단행 시기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더미래연구소는 금융위 해체를 골자로 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으로 내놨다. 금융위가 산업정책과 감독을 동시에 하면서 감독에 소홀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안은 금융위 정책 부문을 기재부 국제금융 부문과 합쳐 국내외 정책을 아우를 수 있는 금융부로의 승격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의 금융위보다 관치금융 현상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비판의 시각이 우세하다.
문 당선자는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기능 강화도 예고했다. 이를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신설한다. 더미래연구소는 금감원을 건전성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해 소비자보호 기능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같은 금융 개편안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대두된 이슈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새 정부가 출범하는 데다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가진 정당이 4곳이나 돼 정부 조직개편 협상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관 인사청문회도 부담이다.
또 다른 당국 관계자는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조직개편이 되는 게 아니라 업무의 연속성, 학계 의견 수렴, 국회 통과 등을 거쳐야 한다"며 "올해는 현 체제가 유지되면서 내년쯤 단계적으로 구체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