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희비…민주당 제외 원내 4당 상황실은 ‘침통’

2017-05-10 01:35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을 방문해 당 지도부와 인사를 나누고 "출구조사 결과가 사실이면 당을 재건한 것에 만족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김위수 인턴기자 = 역전드라마는 없었다. 9일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개표율이 10%를 넘어서자 TV 방송사들은 일제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유력’ 혹은 ‘당선확실’ 문구를 띄웠다.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원내 4당과 각 당의 후보들은 침울한 분위기에서 대선 승복 메시지를 전달했다.

◆ 洪 예상보다 낮은 득표율에 ‘탄식’

막판 보수 대결집에 기대를 걸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결국 문 대통령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측은 이날 오후 8시 방송3사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정우택·박정이 한국당 공동선대위원장은 개표가 시작된 지 채 30분도 지나지 않아 굳은 표정으로 개표상황실을 떠났다. 일부 홍 후보의 지지자들은 한국당 상황실 앞에서 방송이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등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후보는 오후 10시 30분경 당사에 방문해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텃밭’ 호남에서 완패한 安, 국민의당은 ‘침울’

한때 선두를 넘봤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선거결과 홍 전 후보에게 추월당해 2위 자리조차 지키지 못했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소재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 마련된 국민의당 개표상황실에는 충격으로 인한 침묵만이 감돌았다. 특히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문 후보에게 더블스코어로 완패하며 당의 존립 여부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개표 초반에는 박지원 국민의당 중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출구조사는 출구조사일 뿐”이라고 말하는 등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 후보는 10시 30분경 국민의당 상황실에 등장해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며 패배를 인정했다.

◆ 바른정당·정의당··· 패배 속에 찾은 희망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득표율 10%의 고지를 넘지 못했다.

선거기간 동안 진행됐던 여론조사에서 줄곧 5위였던 유 전 후보는 심 전 후보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보수 후보 단일화, 바른정당 집단 탈당 사태 등 연이은 ‘유승민 흔들기’가 오히려 지지자 결집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였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이를 지켜보던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중앙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은 담담한 반응이었다. 한쪽에서는 기대보다 높은 득표율에 짧은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유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바른정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바른정당과 저는 새 희망의 씨앗을 찾았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제가 추구하는 개혁보수의 길에 공감해주셨다"며 "이 희망을 싹 틔워 언젠가 열매가 맺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당선인과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아까 문 후보와 전화로 얘기를 나누고 축하드렸다. 안보도, 경제도, 공동체도 어려운 시기에 국가 명운이 걸린 상황에서 책임을 다해줄 것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정의당 당사에 모인 정의당 당직자 및 당 지도부는 출구조사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심상정”을 연호했다. 그러나 출구조사결과가 나오자 당사 내에는 순간적으로 정적이 감돌았다.

당사를 방문한 심 후보는 “이번 선거는 우리 정의당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오늘 끝난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의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을 받아 안아 또 다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후원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심 후보 측 한창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대선 출구조사가 발표된 이후 우리 당 심상정 후보에 대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후원금이 쇄도하고 있다"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후원이 답지하고 단 3시간 동안 3000여명에 이르는 국민들이 1억원이 넘는 정성을 보내주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