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 후보들, 일찌감치 패배 시인 "겸허히 수용"
2017-05-10 05: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보수가 패했다. 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보수진영의 후보로 나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중도 보수층의 표심을 공략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모두 패배의 쓴 잔을 삼켜야 했다. 후보들은 개표 초반부터 문 후보의 압승이 예상되자 일찌감치 패배를 시인하며 결과에 승복했다.
2위로 고배를 마신 홍 후보는 9일 밤 10시 30분께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 결과는 수용하고 자유한국당을 복원한 데 만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투표가 종료된 오후 8시에 일제히 발표된 방송 3사의 출구조사를 언급하며 "출구조사 때는 19% 차이가 났는데 지금 보니까 10%포인트 줄어서 8~9%포인트 차이가 난다"면서 "개표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한국당을 복원한 것으로 만족을 하겠다"고 거듭 설명했다. 출구조사에서 홍 후보는 23.3%의 득표율로 2위에 올랐지만 문 후보(41.4%)와 격차가 컸다.
3위에 머무른 안 후보도 역시 비슷한 시각, 국회 헌정기념관에 마련된 당 개표 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담담한 얼굴로 들어와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 및 당직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사실상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역시 보수 후보로 나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10%의 벽을 넘지 못했다. 소속 의원들의 탈당, 단일화 압박 등 험난한 대선 기간을 보냈던 유 후보는 오후 11시 30분경 여의도 당사를 찾아 "저에게는 힘들고 때로는 외로운 선거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저를 지켜주신 국민들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올 수 있었다"고 국민에게 감사를 전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원내정당 5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진보정당 역사상 대선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올리는 쾌거를 기록했다. 심 후보는 오후 9시가 지나 여의도의 당 개표 상황실을 방문해 "이번 선거는 우리 정의당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