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에 바란다] 종교계 "사회적 약자 돌보고 갈등 치유해야"

2017-05-09 23:42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종교계 인사들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에게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남북관계를 평화와 화해로 풀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세월호 참사와 같은 없는 대형 참사가 없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 사회적 갈등·분열을 치유하고 통합에 힘써 줄 것을 요구했다.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 민주주의 사회 안에서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최대 공통분모를 찾을 때까지 기다림의 미덕을 발휘하며 봉사해 달라. 정치를 '대화의 기술'을 넘어 '대화의 예술'이라는 차원으로 끌어올려 주기를 바란다.

사회적 약자들도 인간 존엄성과 품위를 누릴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재정비해 주시기 바란다. 헌법에 명시된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제약받지 않는 나라, 자기 뜻을 당당히 표현할 권리를 보장받는 나라로 이끌어 주시기 바란다. 또 국토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고, 인사 탕평책을 시행하며 남북 간의 화해와 평화 공존을 증진하는 국정 철학과 전망을 모든 국민에게 보여주시기 기대한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가난하고 배경이 없어도 불공정한 대우를 받지 않는 나라, 누구나 일자리 걱정 없이 마음껏 행복을 누리는 나라, 어린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와 같은 끔찍한 죽음에 내몰리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희망한다. 또 일차 산업이자 식량 자급 산업인 농업이 중요시되고 어느 농민도 백남기 형제처럼 국가 공권력에 의해 죽임을 당하지 않는 나라를 희망한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 = 지금 우리 사회는 비정규직 노동자,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 노인 빈곤층, 철거민 등등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약자들이 많이 있다. 이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대통령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더불어 세월호의 진상을 밝히고 더는 이런 어이없는 아픔이 일어나지 않게 대책을 마련하시기 바란다.

한반도의 평화가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남북의 평화를 위한 대화와 협력을 제고함으로써 우리 민족은 물론 동북아 평화정착에 큰 역할을 감당하는 대통령이 돼 주기를 바란다.

▲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장·백년대계본부 공동본부장 도법 스님 = 누구나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지만, 아무리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간다 해도 먹고 근본적인 먹을거리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자연과 농촌, 농업과 국민이 건강하게 살아 있어야 한다. 이 문제를 깊이 있게 절실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난다 해도 컴퓨터를 삶아 먹고 자동차를 구워 먹고 살 수는 없다. 자연과 농업이 건강하게 살아 있어야 그다음 차원의 산업혁명도 이야기할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의 근간과 기본을 중요하게 다루는 정책이 나왔으면 한다.

한국 사회의 갈등과 분열상을 치유하는 대통령이 되어주길 바란다. 탄핵정국 때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로 대변되는 갈등과 분열에 국민이 지치고 힘들어하는 상태다. 이런 갈등과 분열이 표출될 때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형태로든 민(民)이 주체가 돼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이런 토대를 구축해야만 좀 더 성숙한 미래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kihun@yna.co.kr

(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