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캐슬린 탄 에어아시아 북아시아 대표 “한일 노선 하반기 운항 목표”
2017-05-10 06:00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올겨울부터 일본 나고야와 인천·부산 간 노선을 운항할 수 있을 것이다”
캐슬린 탄 에어아시아 북아시아 대표는 “한국은 도착지로 인기가 많으며, 아시아 지역에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에어아시아가 2013년 하반기 이후 4년 만에 일본 노선을 재개하는 것이다. 당시 에어아시아는 일본 내 합작사와 경영권 갈등을 겪으면서 한국 노선 운항을 전격 중단했다.
에어아시아는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다. 2001년 항공기 2대로 시작한 에어아시아는 현재 200기의 항공기로 전 세계 26개국 120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캐슬린 탄 대표는 그룹의 초창기인 2004년 에어아시아의 마케팅 본부장 겸 중국 지역 부사장으로 일하며 에어아시아의 중국시장 안착을 주도했다. 이후 2013년부터 온라인 여행업계 1위 업체인 익스피디아의 아시아 지역 CEO를 맡아 고성장을 이끌었고, 지난해 다시 에어아시아그룹으로 복귀했다.
◆“네트워크와 브랜드가 에어아시아의 최대 강점”
캐슬린 탄 대표는 에어아시아의 강점으로 로컬(현지) 네트워크와 브랜드를 꼽았다.
그는 “에어아시아는 진출하는 지역에 로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본사와 하나로 연결한다”며 “이를 통해 고객들은 에어아시아를 타고 어느 지역이든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어아시아는 진출하는 국가마다 현지 법인을 둔다. 또 대도시뿐 아니라 제2도시, 소도시 등을 직항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통해 광범위한 노선을 제공하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좌석, 기내식, 수하물 등에 모두 옵션을 붙이는 이른바 완전 저비용항공사를 지향한다.
그는 “항공권을 판매하는 게 아닌, 스토리를 파는 게 에어아시아의 일”이라며 “LCC는 여행을 한 번도 가지 않은 노년이나 중년에게 여행을 떠나도록 해야 한다. 즉,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LCC, 일본 노선 집중은 위험”
국내 LCC업계는 사드 여파로 하계 스케줄부터 중국 노선을 대폭 줄이는 대신 일본 노선 증편에 나섰다. 캐슬린 탄 대표는 이 같은 국내 LCC의 전략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한마디로 말해서 위험한 상황”이라며 “일본 엔화 가치의 상승이나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관광객 수요가 충분하지 않는 등의 위험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어아시아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다변화된 노선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캐슬린 탄 대표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방문이 뜸해진 지금을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명동에 나가보면 여전히 중국인 개별관광객(FIT)을 많이 볼 수 있듯이 여행 수요는 절대 줄지 않는다”며 “상황이 좋지 않은 지금을 기회로 삼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범을 준비 중인 신생 LCC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캐슬린 탄 대표는 “몇몇 업체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적정 규모와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 관련 비즈니스, 원스톱으로 제공”
최근 에어아시아그룹은 글로벌 온라인 여행 스타트업 ‘투어리스트리(Touristly)’ 지분 50%를 약 1150만 링깃(약 29억6000만원)에 인수했다.
투어리스트리는 여행 일정을 세우는 것부터 여행지의 관광 명소, 식당, 액티비티 등을 예약하는 것까지 한 곳에서 가능하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이다.
캐슬린 탄 대표는 “여행과 관련된 비즈니스라면 에어아시아 그룹 내에서 원스톱으로 처리 가능하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보다 디지털 친화적인 항공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는 현재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률이 80%에 달할 정도로 직접 예약 고객의 비중이 높다. 더불어 온라인 여행사와 메타서치 서비스 등 다양한 예약 채널을 활용하고 있으며, 빅데이터와 디지털 전략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밖에 에어아시아는 외국항공사로는 드물게 한국 드라마 제작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9월부터 방영된 KBS 드라마 ‘공항가는 길’의 제작 지원에 나선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TV 방송은 여행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방송을 통해 간접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실제 항공기를 투입, 촬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