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ㆍ불평등ㆍ대미관계 과제" …외신 한국 대선 주목

2017-05-09 13:29

8일 오전 서울에서 열린 한 대선후보의 유세 현장을 찾은 유권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윤은숙·조용성 기자= 9일 치러진 대한민국 대선에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의 언론이 큰 관심을 보였다. 차기 정부의 성향에 따라 북한 문제를 비롯한 지역 안보, 외교 관계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한 및 미국과의 관계,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재벌의 부패 등"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8일(이하 현지시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는 지난 정권의 대북 정책과는 첨예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북한 지도자와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문 후보는 미국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치·경제 개혁이 대선 유세과정 대부분을 지배했다"면서도 "그러나 한반도의 위기가 높아지면서 외교적 정책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CNN 방송은 북한의 도발로 지역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이슈는 정치 개혁과 부패 척결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은 "이번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게 된 첫 대선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선거를 통해 드러내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 역시 "이전 정권이 부패 스캔들로 무너지면서 앞당겨진 대선은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지지율 1위의 문재인 후보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지난 정권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런 측면에서 미국과의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차기 정부는 경제성장률 둔화, 청년 실업 등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번 대선은 과거의 부패를 청산하고, 투명한 정부를 세우며, 민주 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한국의 대선을 주요뉴스로 보도했다. 중국 관영 CCTV는 9일 19대 대선을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돼 파면된 이후 그 빈자리를 채우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CCTV는 8일 대선 후보들이 마지막 유세를 했다면서 유세 장면을 방영한 뒤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공약과 이력 등을 별도로 자세히 소개했다. 이어 한국 시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 대통령에 어떤 관심이 있는지를 집중 조명했다.

신화통신도 '한국 새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시작됐다'는 제하의 기사로, 한국 대선 투표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고 소개했다. 신화통신은 사전 투표율이 높았다면서, 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한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 매체들은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한·중 및 남북 관계 개선, 경제 활성화가 급선무가 될 것으로 봤다. 환구망 등은 차기 대통령이 남북 관계 및 한·중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들 매체는 대선 후보들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전하고, 사드 논란의 향배에 주목했다. 아울러 차기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와 취업 여건 개선, 부정부패 척결 등 산적한 현안도 떠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9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거론하며 "한국 경제는 중국과 무역 관계가 깨지는 것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든 중·한관계 개선은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뤼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의 무역량은 미국과 일본의 무역량을 합한 것보다 많다"며 "한국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냉각된 뒤 이미 상실감을 느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일본 NHK 방송은 이번 대선의 "주요 후보들이 모두 한·일 위안부 합의를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양국의 관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한국은 현재 대통령의 부재가 2개월 가까이 이어졌다"면서 "지난 4월 북한의 도발로 지역적 긴장이 높아진 뒤에 대선 이슈에서 경제보다는 안보와 관련된 논의가 주를 이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