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임태순 케이프증권 대표 “회사 경쟁력은 스피드"

2017-05-08 11:05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케이프투자증권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LIG라는 대기업 간판을 떼어낸 뒤 케이프투자증권은 오히려 가파른 영업이익과 순이익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은 배경은 믿음을 바탕으로 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임태순 대표는 “최종 결재는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 계열이라면 회사에서 결정된 내용을 그룹에 보고해야 한다. 그룹에서 승인을 내리지 않으면 될 일도 안 된다”고 말했다.

LIG에서 독립한 뒤 중요 사안에 대해 즉시 판단하고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그는 “업무과정에서 경영진과 실무자들이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지연될 이유가 없다"며 "실무자들도 승인 가능 여부에 대해 미리 감을 잡고 일을 추진해 비용과 시간 소모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대표이사와 직원들 간의 원활한 소통 덕분에 가능했다. 임 대표는 직원들과 격식 없이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빠른 일 처리는 거래 상대방에게도 확신을 준다. 펀드 상품이 출시 이전부터 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임태순 대표는 “투자의 기본은 가치판단”이라고 말한다. 그의 투자철학은 현대큐리텔 인수전에서 자세히 드러난다. 당시 현대큐리텔은 모회사인 하이닉스의 경영악화와 만성적자 등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누구도 인수에 나서지 않았다. 정보기술(IT) 버블 붕괴로 대형 기술업체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KTB네트웍스에 몸담고 있던 그는 회사 재무제표를 재분석한 결과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직접 회사와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그 결과 회사와 팬택으로부터 190억원의 출자를 이끌어내 인수·합병에 성공했다.

그는 “인수 후 2년 만에 5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회사가 됐다”며 “3년 만에 투자회수에 성공해 10배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임 대표에게 경영 철학을 물었다. 답은 단순하고 명료했다.

그는 “케이프투자증권을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의 건실한 회사로 키우겠다”며 “내년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