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의 역사·문화 이곳에 다 있네…국립중앙박뭏관 특별전

2017-05-09 06:00
9일부터 '아라아의 길'展 개최…사우디 주요 박물관 문화재 466건 전시

1세기경 황금 가면(사우디아라비아 국립박물관 소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고대 문명의 교차로이자 이슬람교의 발상지인 '아라비아'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사우디관광국가유산위원회와 함께 9일부터 오는 8월 2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아라비아의 길-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를 개최한다.

선사시대부터 20세기까지 아라비아를 다루는 이번 특별전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아라비아의 역사·문화를 소개하는 국내 첫 전시로,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박물관 13곳이 소장한 문화재 466건을 선보인다.

아라비아는 유향과 몰약이 유통되는 중요한 경로였고, 이슬람 시대 이후에는 그 길을 따라 수많은 순례자들이 모여들였다. 전시는 이러한 향 교역, 성지 순례의 길을 따라 모두 다섯 가지의 주제로 아라비아의 긴 역사를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1649년 제작된 향로(사우디아라비아 국립박물관 소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전시장에 들어서면 기원전 4000년경에 만들어진 신비로운 석상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고, 아라비아 반도 북부와 남서부 지역에서 출토된 석기들은 아라비아에서의 인류 정착 과정을 묵묵히 보여준다. 당시 아라비아가 사막이 아니라 비옥한 습지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근 발굴 성과들은 아라비아의 자연 환경에 대한 기존 인식을 바꿔 줄 것으로 보인다.

전시 제2부인 '오아시스에 핀 문명'은 아라비아만 연안 지역에서 '딜문'(Dilmun)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고대 문명의 정체를 밝힌다. 이 지역은 기원전 3000년 무렵부터 메소포타미아와 인더스 계곡을 잇는 해상 교역로의 중요한 거점이었다. 다채로운 문양이 가득한 녹니석 그릇들은 아라비아만을 무대로 두 거대한 문명이 교류했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기원전 1000년 무렵을 지나면서 아라비아엔 전설적인 향 교역로가 생겨났다. 제3부 '사막 위의 고대 도시'에서는 아라비아 북서부의 타미아, 울라, 까르얏 알파우 등 향 교역으로 번성했던 고대 도시들을 소개한다. 다양한 도상이 가득한 석비들과 거대한 사원을 장식했던 큰 조각상들은 국제적인 고대 도시의 화려한 흔적들을 생생히 보여주며 관람객들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압둘 아지즈 왕의 옷(킹압둘아지즈연구아카이브재단 소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어 제4부 '메카와 메디나로 가는 길'은 6세기 이후 이슬람교의 확대에 따라 새롭게 형성된 순례길을 조명한다. 여러 순례길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들은 먼 길을 떠나야 했던 순례자들의 여정과 이슬람 시대의 삶을 웅변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순례의 종착지라 할 수 있는 메카와 메디나는 비무슬림들에게 금단의 공간이지만 이번 전시에 선보인 메카 '카바'(Kaba) 신전의 거대한 문은 메카 사원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 제5부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의 탄생'에서는 1932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 국왕으로 등극한 압둘아지즈 왕의 유품과 19세기의 공예·민속품들을 선보인다. 
 

메카 '카바' 신전의 문(사우디아라비아 국립박물관 소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한편 전시 개막일이었던 지난 8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현 국왕의 장남인 술탄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사우디관광국가유산위원회 위원장)를 비롯해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 아민 나세르 사우디아람코 CEO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오는 10일에는 이슬람 고고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알리 알 갑반 박사가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의 고대 문명'을 주제로 특별 강연도 한다.  

전시 관련 자세한 사항은 특별전 공식 누리집(www.arabia-road.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