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사드비용 동상이몽 발표에 정부 발표 믿을 수 있나

2017-05-01 15:20
청와대, '사드는 美부담' 거듭 못 박기…美, 사드포함 방위비 재협상 시사

[사진=연합/AP]


아주경제 주진 기자 =한국과 미국의 안보수장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부담 논란과 관련, 즉각 핫라인을 가동해 진화를 시도했으나 오히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탄 발언'을 놓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 보좌관이 지난달 29일 밤(현지시간) 통화를 한 이후 내놓은 전언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김 안보실장은 통화 직후 우리 정부가 부지·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 체계의 전개 및 운영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맥매스터 보좌관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 합의는 재협상을 하기 전까지 유효하다는 뜻이었다며, 방위비 분담금과 마찬가지로 사드 비용도 재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1일 맥매스터 보좌관 발언과 관련, “한·미 간의 기존 합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으로 본다"면서 "어제 발표한 내용에 추가로 언급할 사항은 없다"고 재차 진화에 나섰다.

국방부도 "사드 비용 분담 문제는 한·미 간에 이미 합의된 사안으로 주둔군지휘협정(SOFA)에도 명시돼 있다"면서 '사드 비용=미군 부담'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사드 비용을 방위비 분담금으로 전가시킬 가능성은 부인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향후 사드 비용 부담을 둘러싼 한·미 양국 간 신경전과 해석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SOFA와 사드 약정서에 근거해 사드 유지 및 운용 비용의 미국 부담에 방점을 찍은 반면, 미국 측은 사드까지 포함해 향후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지난해 7월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위비 분담금에 사드 배치 비용이 포함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어 트럼프 대통령 ‘폭탄 발언’으로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와 청와대가 '눈가리고 아웅' 식 대처로 덮어두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