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주한미군이 26일 새벽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THAAD) 장비를 경상북도 성주 골프장에 전격 배치한 것에 대해 중국이 분노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6일 논평을 통해 "중국과 미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 공조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한·미 양국이 뒤통수를 때렸다"고 격양된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국 보수파가 스스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고 자멸의 길을 가려하고 있다"며 강력히 경고했다.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면 강력한 제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북한은 희망을 품지 마라"라고 못 박았다.

환구시보는 "북한이 군 창설일인 25일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없이 평온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다음날 한국이 돌발적으로 성주에 사드 장비를 배치한 것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만큼 심각한 도발행위"라며 "한국 보수파와 핵기술을 보유를 주장하는 세력이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고 일갈했다.

또, "이 소식을 들은 중국 인민은 분노했고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북한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건 그만두고 모든 핵무기를 한국에 조준해 서울과 주한미군이 두려움에 떨게 해야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안하무인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뤄야 할 것이라며 "북한과 함께 한반도를 화약고로 몰고 들어가면 서울은 스스로의 불장난에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 보수파가 다급하게 사드 장비를 이동한 것은 사드 배치와 현재의 구도에 확실히 못을 박으려는 의도라며 "중국은 이러한 못을 다시 뽑아낼 능력이 있고 뽑지 않으면 한국은 스스로 박은 못에 죽게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중국이 핵문제 해결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이렇게 갚는다면 중국도 좋게 대할 수 없다면서 "한국이 중국에 내놓을 수 있는 공격 카드보다 중국이 한국을 제재할 수단이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특별한 선진기술도 없고 시장도 협소한 한국이 강대국의 관심으로 발전했는데 이를 소중히 여기기는 커녕 콧대만 높아져 도발 행위를 일삼고 있다"면서 "이런 식이면 한국의 번영은 반짝 등장해 사라지는 유성처럼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압박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한국이라는 소국 때문에 중국이 군자의 신념을 잃을 수는 없다"면서 "북한 제재는 중국이 찬성표를 던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정으로 사드 배치 때문에 북한에 희망 신호를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주한미군의 사드 장비 배치에 불만을 표하고 즉각적인 철거를 촉구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는 한반도 비핵화와 지역 평화, 안정 수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한국과 미국은 사드를 취소하고 관련 장비도 즉각 철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