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회복 이끄는 수출, 내수 업고 달릴까

2017-04-24 15:40
완연한 회복세 한국 수출…6개월 연속 증가 확실시
문제는 내수, 꿈틀대곤 있다지만 여전히 찬바람
"수출 회복세 유지…중장기 내수활성화 대책 필요"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국경제의 버팀목으로 불리다 지난해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제성장률을 깎아먹는 존재로 전락한 한국 수출이 과거 위상을 되찾고 있다.

3월까지 전년 대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데다, 올해 들어서만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수출이 살아나자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상향 조정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지만, 그 온기가 내수까지 온전히 이어지기까지는 아직 힘겨워 보인다.

최근 소비심리지수가 상향되고 소매판매가 반등세를 보이는 등 꿈틀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소비심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최하위권이다. 특히 물가가 오르고 실업률이 급증하는 등 가계의 경제고통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출이 살아나는 점을 극대화해 내수로까지 온기를 퍼뜨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 수출 회복세에도 내수는 여전히 '찬바람'
지난해 11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된 수출은 5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들어 증가 폭도 가팔라졌다. 1월 11.1%, 2월 20.2%, 3월 13.6%를 기록하는 등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은 2011년 9월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액이 304억 달러로 전년 대비 28.4% 늘었다. 6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수출이 살아나자 내수 역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한 소매판매가 넉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7로 두 달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10월(102.0)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이에 경제회복을 기대하는 시각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올린 2.6%로 상향 조정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그러나 내수만 놓고 보면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세계 소비심리 상승과 여전히 차이를 보이는 점은 뼈아프다.

OECD에 따르면 지난달 회원국의 소비자신뢰지수(CCI)는 전달(98.81)보다 소폭 상승한 99.06이었다.

한국의 CCI는 올해 1월 98.7포인트로 바닥을 친 뒤 2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상승세에도 지난달 한국의 CCI는 OECD 32개국 중 30위에 머물렀다.

특히 가계의 경제고통은 심각한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이 확대되고 실업률도 뛰며 가계의 경제고통을 수치화한 지표가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올해 1분기 실업률은 4.3%,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이 둘을 더한 '경제고통지수'는 6.4였다. 이는 2012년 1분기(6.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 "수출 회복세 유지··· 중장기 내수활성화 대책 필요"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에도 수출 회복세를 유지하고 내수로까지 온기를 퍼뜨려야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수출이 살아나는 것은 한국 경제의 청신호"라며 "대외 불확실성에도 수출이 회복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수출확대를 위한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발 훈풍이 투자와 내수로 이어질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렇다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일시적인 소비 활성화 대책보다 장기적인 안목의 내수 활성화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