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디 하겠습니다!" 안철수, 부산 방문해 지지 호소
2017-04-21 22:23
현장 호응 높아…유동인구 감안하면 '흥행' 애매
(아주경제=부산) 이수경 기자 = "저 단디 하겠습니다! 화끈하게 밀어주이소~!" "안철수!! 안철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1일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찾았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만세 포즈를 취한 안 후보가 예의 '굵직한' 목소리로 외치자, 지지자들은 연신 '안철수'를 연호하며 환호를 보냈다.
부산은 안 후보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자 문 후보가 평생을 산 곳이기도 하다. 부산 민심의 행보는 결국 두 후보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로 이어지는 셈이다. 안 후보는 문 후보를 강하게 경계하며 부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저녁 부산 진구 서면의 쥬디스 태화백화점 앞에서 안 후보는 "국민들은 계파패권주의를 거부한다"면서 "저 안철수는 조직도, 세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제게 온갖 중상모략과 흑색선전을 조직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해왔다"면서 "그런 거 하라고 국민세금으로 댓글부대를 동원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생산했다는 논란이 빚어진 '네거티브 공세 지침' 문건을 두고 한 발언이다.
그는 이어 "문재인 후보는 저를 지지하는 국민들을 적폐라고 했다"면서 "지금도 이런 태도로 국민들을 공격하는데 막강한 권력을 잡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적폐라고 부르는 계파패권주의 정치,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계파패권주의는 줄 잘서고, 말 잘 듣는 사람만 쓴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됐다"면서 "저는 대한민국을 살릴 최고의 인재를 이념과 세대, 지역을 뛰어넘어서 정말 열심히 찾아 쓰겠다. 대한민국 최고의 정부드림팀 보고싶지 않으신가"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그는 "저는 빽 같은 것 없이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자수성가했다"면서 "민주당은 저 안철수를 금수저라고 공격하는데 부산분들은 아실 것이다, 상속자들의 정치 끝장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해신공항 활성화, 동북아 해운 물류시스템 구축 및 해운금융 육성, 영화산업 극대화, 동서 균형발전, 낙동강 수질 개선 등 지역공약을 설파하며 "부산의 자존심과 희망을 찾아드리겠다"고 주장했다.
◆ 시민들과 셀카·악수···유동인구 감안하면 '흥행'은 글쎄
유세 직후 그는 인파 속으로 걸어들어가 시민들과 악수를 하거나, 젊은 학생들과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으며 약 10분간 거리를 걸었다. 당원을 비롯한 일부 시민들은 안 후보를 따라가며 연신 사진 찍기에 바빴고, "사랑합니데이!!" 또는 "잘해라~!"를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간간히 섞여나왔다.
하지만 거리유세 장소로 택한 쥬디스 태화백화점 앞은 번화가로 유명한 거리인만큼 유동인구도 많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임을 감안하면 이날 모여든 인파가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상징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주변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실제로 일부 20~30대 시민들은 "지나가다가 안철수가 왔다길래 잠깐 구경온 것 뿐"이라거나,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유세차량이 있길래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박, 안철수가 왔어! 사진찍자!"고 외치던 20대 여성들도 "지지하는 후보는 아직 없지만 신기해서 와 봤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당원이라는 한 70대 남성은 "오늘 안 후보가 온다길래 다른 당원들과 함께 왔다, 지금 유세차 근처에 흩어져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안 후보는 22일 오전에 부산항 북항 재개발현장을 둘러본 후 경남 창원으로 이동, 소답시장과 마산어시장을 차례로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