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무협 회장, “한·일 젊은이들이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 만들어야”
2017-04-18 17:13
18일 일본 와세다대 강연, ‘21세기 한일 공동번영의 미래 비전’ 제시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진정한 21세기 한·일 파트너십은 양국의 젊은이들이 만들어 가야 합니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18일 오후 일본 와세다 대학 이부카 기념홀에서 와세다 대학 학생 및 교직원들 200여명을 대상으로 ‘21세기 한·일 공동번영을 위한 양국 젊은 지식인의 인식과 역할’ 주제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무협은 이번 강연은 지난 연말부터 과거사 문제 등으로 도전을 받고 있는 양국 관계를 재조명하고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향해 젊은 지식인들 간에 역사에 대한 인식과 역할을 공유하고자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난 50여년간 양국 간 경제협력이 잠시 멈칫한 적은 있어도 뒤로 물러서거나 되돌아 간 적은 없었다. 높은 수준의 협력의 내용과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오늘날 한·일 양국이 맞고 있는 국내외 여건의 새로운 전개는 양국에 심각한 도전 과제를 던진다”면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적 경향, 영국의 브렉시트, 중국의 패권주의적 경향 강화 등에서 오는 세계경제와 안보에 대한 불확실성·불안정성은 극도로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한·일 양국을 둘러싼 국제 환경의 변화와 양국이 처한 성장침체의 늪은 양국으로 하여금 모두 용기 있는 구조개혁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보다 적극적인 경제협력으로 나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일 경제관계가 유·무형의 많은 장벽을 완전히 걷어내지 못했고, 경제협력의 흐름도 국경을 사이에 둔 무역과 투자협력이 주종을 이루는 등 다음 단계로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양국간 경제관계가 글로벌 환경의 악화를 뛰어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물결에 부응하는 ‘융합형’ 경제협력으로 나아가는 성숙과 확대·심화라는 시대적 요구와는 크게 거리가 있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지금의 양국관계의 상황을 “50년 이상 애써 키우고 일궈온 한·일 협력 관계가 크게 흔들린다. 잠시 스쳐 지나갈 바람이기를 바라지만 지금 형세로는 과거사로 재발된 외교적 갈등이 양국 협력의 중추인 경제교류와 협력을 좌초시킬 위험으로까지 발전될 가능성도 전적으로 배제하지 못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그는 양국에 합당한 미래 공동번영의 비전을 정립하고 협력해 나가기 위해 △양국관계가 갖는 역사적 의미에 대한 바람직한 인식 △양국 경제가 추구해야 할 계혁 과제의 공유 △동아시아 경제권 형성을 위한 양국 협력 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1500년이 넘는 역사에서 양국이 호혜와 협력 관계일 때 경제적 번영을 지속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국제협력의 이상을 공유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경제권 형성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한·일 공동체의 비전을 향해 경제통합을 이루며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21세기 한·일 공동 번영을 위한 미래 비전 실현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변화와 고령화에 대응하는 첨단소재, 바이오제약,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기반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 산업협력 △한·일 경제각료회담 부활 등 정기적인 정책대화 채널 구축 △민간 교류 협력 확대 등을 제안했다.
김 회장은 “최근에 양국관계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양국의 리더십에 그 원인이 있다”면서 “200년에 걸쳐 영국과 프랑스에서의 논쟁대상이었던 유로터널이 1994년 개통된 것은 국가의 미래에 대한 대처 영국수상과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의 자신 있는 통찰력과 리더십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로 보나 여타 분야의 교류와 협력으로 보나, 세계 각국 중에 자유무역을 포함한 서로 간의 경제파트너십을 가장 먼저 논의해야 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이어야 한다”면서 “양국 간 최우선 정책협조 과제는 한·일 FTA 협상의 타결”이라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평화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미래를 향한 길, 그 길을 젊은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다. 그 길로 젊은이들을 인도하는 것은 지식인과 기성세대의 몫이다”라면서, “그 길로 힘차게 한껏 달려 나아가는 것은 양국 젊은 세대의 몫이다. 그 미래는 서로 손을 잡고 달려 나갈 양국의 젊은이들이 공유하며 같이 누릴 미래”라고 말했다.
그는 “날로 거세지는 현재의 도전 앞에 움츠리지 않으며, 불확실의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감을 두려워하지 않고, 진정한 21세기의 한·일 파트너십을 양국의 지식인과 젊은이들이 만들어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