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중국 문화콘텐츠 산업을 선도하는 ‘상하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2017-04-20 14:27
인민화보 장진원(張勁文) 기자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초기, 상하이탄(上海灘)이란 애칭으로 불리던 상하이는 소위 ‘꿈의 제작소’였다. 당시 ‘완(萬)씨 형제’로 유명했던 완라이밍(萬籟鳴), 완구찬(萬古蟾), 완차오천(萬超塵) 역시 자신들만의 ‘드림 팩토리’에서 애니메이션에 대한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었다. 이곳은 바로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산실, ‘상하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上海美術電影制片廠)(이하 ‘ 상하이 스튜디오’)였다.
상하이 스튜디오의 전신은 1950년에 창설된 상하이 영화제작소 미술팀이다. 그 뒤 1957년 중국 국무원의 인가를 받아 상하이 스튜디오가 정식 설립된 지도 60년이 흘렀다. 필자는 상하이 스튜디오 설립 6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이곳을 직접 방문해 신(新)중국 애니메이션의 요람을 직접 체험해 보았다.
60년 역사의 산증인
“이곳에서 60년 동안 500편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이 나왔습니다. <대요천궁(大鬧天宮)>, <나타요해(哪咤鬧海)>, <피리 부는 목동(牧笛)>, <세 스님(三个和尚)>, <금빛 소라 고동(金色的海螺)>, <신비한 붓(神筆)> 등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작품들은 물론이고 <검은 고양이 탐정(黑貓警長)>, <조롱박 형제(葫蘆兄弟)>, <소년영웅(自古英雄出少年)> 등처럼 아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들도 많이 있죠.” 상하이 스튜디오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공장장보(補) 판이(范毅) 씨의 말이다.
상하이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은 표현기법 면에서도 핸드 드로잉, 수묵화, 전지(剪紙)와 종이접기, 목각인형 등 갖가지 아이디어가 번뜩인다. 이 작품들은 수대(代)에 걸친 어린 시절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간다. 또한 중국 애니메이션의 첫 해외진출 주인공이기도 하다.
상하이 스튜디오 박물관에 들어서면 국내외에서 수상한 트로피들이 크기별로 빽빽하게 정렬된 높이 5m, 너비 20m 가량의 트로피 전시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판 씨는 “중국에 뿌리를 두었기 때문에 중국에 사는 사람들과 이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우리의 주된 주제”라며 “중국 특유의 시대적 자취를 뚜렸하게 담아냈다는 점이 상하이 스튜디오의 특징이자 세계를 감동시킨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상하이 스튜디오는 쉬지 않고 작업했다. 또 기존 작업에 안주하지 않고 좀 더 새로운 테마와 스타일을 발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심했다. 그 결과물 중에 하나가 바로 2001년 발표한 <나는 음악에 미쳤다(我為歌狂)>이다. “중국에서 캠퍼스 음악을 소재로 한 첫 애니메이션입니다. 청춘의 경쾌한 리듬과 21세기스러운 시청각 이미지를 통해 중국 애니메이션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죠. 참신한 느낌을 준다고 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많은 입소문을 탔습니다.”
혁신의 주역을 담당하다
이런 뜨거운 열기 속에 상하이 스튜디오는 힘차게 전진하며 문화콘텐츠 발전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고심했다. 현재 애니메이션 산업은 전반적으로 수익을 내는 단계에 있다. 이런 가운데 여타 산업과 브랜드들은 애니메이션류의 문화콘텐츠나 지식재산권(IP)에 대해 큰 관심과 열의를 보이며 다양한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의 눈길을 끈 부분은 상하이 스튜디오가 수많은 우수 IP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상하이 스튜디오의 IP는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과 시간의 누적을 거치면서 풍부한 콘텐츠와 실속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고정 팬들도 거느리고 있죠. 우리 회사는 중국에서 작품 보유 수로도 최다이고 IP 캐릭터도 가장 많은 곳입니다. 지금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이를 어떻게 시장에서 잘 활용하고 현재의 트렌드에 맞게 적용할 것이냐는 부분입니다.”
작년 상하이 스튜디오는 중국 얌브랜드(百勝餐飲集團) 산하의 KFC와 제휴를 결정했다. 두 회사는 KFC의 ‘손오공의 천하제패(猴王當道)’ 세트메뉴에 이어 ‘국가대표 애니메이션 F4(國漫F4, F4는 손오공·조롱박 형제·검은고양이 탐정·나타 시리즈를 말함)’ 이벤트를 출시하는 등 제휴 범위를 넓혔다. 또한 상하이 스튜디오와 BMW가 제휴해 공개한 광고동영상도 많은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이 밖에도 귀금속, 의류, 게임 등 다양한 업계와 활발한 캐릭터 라이선스 제휴를 맺고 있는 중이다. “우리의 가장 대표적인 IP에 대해 계획적이고 순차적으로 시장 발굴과 확장을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IP는 무대극, 테마파크, 테마 레스토랑,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형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지난 1월 1일 상하이 스튜디오가 라이선스 제공을 통해 준비한 중국 최초의 애니메이션 테마카페 ‘메인 프렌즈 카페&스토어(MEIN FRIENDS CAFE & STORE)’가 상하이 다웨청(大悅城)에서 정식 개장했다. ‘MEIN’은 상하이 스튜디오의 중문명 일부인 ‘美影(MEI YING)’을 뜻한다. 개장 이래 카페는 늘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하루 매출액은 8만 위안(약 1300만원)을 훌쩍 넘는다. 판 씨는 설명하며 다소 신이 난 듯 말했다. “오픈 때부터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앞다투어 체험을 하러 왔고, 모든 소비자들이 자발적인 홍보자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방문 경험을 직접 얘기하거나 위챗 채팅방에 공유하면서 더 많은 소비자들이 방문을 하러 왔죠. 현재 카페의 개장이나 운영 상황은 모두 우리의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는 말을 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체 산업발전 구도에서 테마카페는 필연적인 상품 개발의 한 과정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를 확장시킬 수 있는 후속 계획을 계속 세울 예정입니다. 향후 우리의 대표 IP를 높이 평가하는 각 콘텐츠 산업과의 제휴를 통해 콘텐츠 산업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여러 기쁨과 소득을 더욱 확장하고 함께 나누고 싶은 바람이 큽니다.”
미래를 위한 찬란한 도전
“엄마, 그림 배우게 해주세요. 다음 번 ‘검은 고양이 탐정’은 내가 될래요.” 상하이 스튜디오 사무실에 들어서면 6, 7세 정도의 아이를 데리고 면접을 보러 온 학부모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작년 12월 상하이 스튜디오 산하의 상하이 미술영화전문학교가 개설한 ‘다음 번 검은 고양이 탐정은 누가 될까?’ 라는 미니 애니메이션 공모전 과정이 개설되었기 때문이다.
“저희의 수업 과정은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수백 명의 아이들 중에서 한 명을 선발하기도 하지요. 이런 수업은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좋은 경험이 됩니다. 특히 이런 기회를 통해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에 흥미를 갖게되고, 고전 애니메이션을 직접 접하게 되며, 애니메이션을 더욱 가까이서 생생히 느끼면서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미래 세대를 염두에 둔 계획 외에도 상하이 스튜디오에는 또 하나의 ‘원대한 소망’이 있다. 바로 상하이에 일본의 아키하바라와 같은 애니메이션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현재 상하이 스튜디오의 현장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2018년 8월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선보일 예정이죠. 이 기간 동안 우리의 풍부한 문화콘텐츠를 기반으로 주변 상업시설과 함께 애니메이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색 거리를 조성해 우리 회사의 60년 역사를 담을 예정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우리는 테마 레스토랑, 테마 사진관, 테마 교육, 테마 헬스 등 신종 비즈니스가 이 거리에 많이 들어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물론 사회 각계와 관리 당국의 많은 협조와 지원이 필요한 일이죠.”
판 씨는 현재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작업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최근 들어 저희는 두 가지 측면에서 돌파구 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검은고양이 탐정과 녹색별(黑貓警長之翡翠之星)>, <상하이 유태인 소녀의 목걸이에 담긴 암호(猶太女孩在上海之項鏈的密碼)> 등과 같은 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입니다. 다른 하나는 예술영화 쪽에서 파격을 시도해 보려 합니다. <공자지도(孔子之道)>, <해산물을 캐는 모래자갈(趕海的小沙礫)> 등이 그 예입니다.” 물론 이런 시도 하나하나에는 차세대 콘텐츠 제작자들의 열정과 노력이 그대로 담겨 있다. 판씨는 “상하이 스튜디오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우수한 제작자들이 많아질수록 상하이 스튜디오는 점점 더 나은 모습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