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인슈테크 해법 찾나…'제4차 산업혁명과 헬스케어산업' 세미나

2017-04-17 15:56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보험회사들이 헬스케어 산업을 새로운 성장 모델로 육성하기 위해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 기술이 발달하면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개인별 건강상태를 측정하고,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의료계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도 만만찮다. 

17일 보험연구원과 기획재정부는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제4차 산업혁명과 헬스케어산업 활성화'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관리의 효율성 제고와 저성장 시기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헬스케어산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헬스케어 서비스가 주요 트렌드다.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제공을 통해 확보한 고객 건강정보를 이용해 맞춤형 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고객들도 건강상태나 식단, 운동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고 질병별 맞춤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어 이득이다.

정유신 서강대학교 교수는 "보험사의 헬스케어산업은 온라인 보험과 의료·헬스의 융합인 만큼 이종 산업 간의 전·후방 효과가 크다"며 "특히 인슈테크와 관련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대하기엔 여러가지 제약이 많다. 우선 국내법은 건강검진 등의 자료를 이용한 헬스케어서비스를 의료행위로 규정하고 있어 의료인이 아니면 해당 사업을 할 수 없다. 특히 원격진료, 건강정보 교류를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 등은 모두 규제 대상이다. 

헬스케어 산업의 규제완화를 둘러싼 이해당사자간의 대립도 첨예하다. 시민단체와 의료계는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가 의료민영화를 부추기고 개인정보 유출 및 악용의 소지가 있으며, 의료계의 수입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석철 서울대학교 교수는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는 만성질환의 예방·관리로 의료비 절감 효과가 크고, 이는 결국 더 많은 의료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중심에서 일상생활관리, 건강관리 맞춤화, 진단 및 치료의 미세화로 빠르게 변하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규제 완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 진입장벽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과 일본, 중국 등 해외 보험사들은 IT·건강관리서비스기업·정부기관 등의 활발한 협력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실장은 "해외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수집된 보험가입자의 정보를 분석해 건강 상태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관리를 위해 개발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보험사가 의료상담을 제공하는 게 가능하다"며 "일본이나 중국은 다양한 기업이 헬스케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 제조업 요건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등 불필요한 규제를 폐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