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주체무기' 개발 가속…한국 방어체계 약점 노려

2017-04-15 05:07

北김정은 '주체무기' 개발 가속…한국 방어체계 약점 노려

300㎜ 방사포·대전차유도무기·북극성 2형·고체로켓 등

최근엔 정밀·경량·무인·지능화 추구…전술핵무기 개발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우리 군 방어체계의 약점을 노리고 '주체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북한은 새로운 전술핵무기로서 ASBM(대함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며, 스커드-ER과 노동, 북극성 1·2형 탄도미사일도 북한식 'A2AD(반접근지역) 거부' 전략에 이용되는 ASBM 후보군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이중구·손효종 선임연구원은 15일 '북한 주체무기 개념 등장과 의미:현황과 전망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정세분석 자료를 통해 "북한의 주체무기는 우리의 방어체계 약점을 찾아 계속 진화할 것"이라며 "우리 군은 북한의 주체무기 개발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주체무기라는 고유명사가 등장한 시점은 지난해 2월 27일 집권 5년 차를 맞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형 대전차유도무기 시험사격을 참관하면서 "우리나라 현실에 알맞은 주체무기"라고 언급한 시점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김정은 시대에 개발된 대표적인 주체무기는 300㎜ 신형방사포(KN-09), 신형 대전차유도무기, 북극성 1·2형(KN-15), 고체로켓, 사거리를 연장해 발사 성공한 스커드-ER 등이 꼽혔다.

지난해 3월 '주체탄', '주체 핵무장력'이란 언급도 처음 등장했지만, 그해 2월 말을 전후로 주체무기의 시험을 본격화했고, 주체무기에 더 높은 순위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두 선임연구원은 분석했다.

북한이 주체무기 개발에 방점을 둔 것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선택적 군비경쟁으로 맞서겠다는 의지 ▲대남 열세에 놓인 군사력 극복 의지 등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들은 "주체무기 중 첫 번째로 대전차유도무기를 공개했을 때는 4차 핵실험 이후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에 공식협의를 진행할 것을 밝힐 시점이었다"면서 "지난 2010년 11월 연평도 사태 때 포병대의 정밀 포격능력이 너무나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확인하고 긴 사거리와 정확도를 갖춘 300㎜ 방사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주체무기 개발로 우리 군의 대북 핵억제전략의 핵심인 '3K'(한국형 3축체계:KAMD·Kill Chain·KMPR)가 도전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무수단 미사일을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요격범위를 넘어서도록 고각으로 발사하는 실험을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이어 북한의 핵무기를 탐지 후 30분 이내에 타격한다는 우리 군의 킬체인 구상에 대해 북한은 핵무기의 탐지·타격이 어렵게 고체로켓과 이동식 발사대의 개발로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4시간 이내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장사정포의 70%를 파괴한다는 킬체인의 목표에 대해서도 북한은 주체무기의 생산 증대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핵무기 사용 시 김정은을 비롯한 지휘부를 제거한다는 우리의 대량응징보복(KMPR) 계획에 맞대응해 무기의 유도성능 향상으로 전면전 확전을 피할 수 있는 전술적 핵사용 방안을 갖추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주체무기의 정밀·경량·무인·지능화를 추진 중이며, 북한이 최근 내놓는 주체무기들은 이런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방법으로 독특하게 발전하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한편 KIDA 이상민 연구위원은 '주체무기로 본 북한 핵개발 전망'이란 정세분석 자료에서 "북한이 쓰는 제2의 한국전쟁 시나리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같은 전략핵무기로 미국의 확장억제를 무력화하는 동맹분리(decoupling) 전략과 스커드-ER과 같은 전술핵무기로 항공모함을 앞세운 연합군의 접근을 해양에서 차단하는 '북한식의 A2AD 거부' 전략의 조합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식 A2AD 거부를 구현할 핵심 수단은 대함탄도미사일"이라며 "스커드-ER, 노동, 북극성 1·2형은 모두 ASBM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개량되거나 새롭게 개발 중인 것으로 추정되며, 앞으로 무인기와 연동시키는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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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