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진단] “문재인, ‘제한된 대세론’ 여전히 유효…안철수 골든크로스, 검증 버티기가 관건”
2017-04-09 16:30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5·9 장미 대선이 꼬박 한 달 앞으로 다가온 9일 다수의 정치전문가들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수직 상승에도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안 후보가 당내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했지만, 탄핵정국 전후 형성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35% 안팎의 지지율은 변함없다는 이유를 근거로 꼽았다. 다만 문 후보의 대세론이 공고한 산성이 아닌, 확장성에 아킬레스건을 가진 ‘제한된 대세론’이라는 주장에도 대체로 동의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자력이 아닌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황교안(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안희정(충남도지사)’을 거친 부유(浮遊)층이라는 점도 ‘문재인 대세론’의 유효성 이유로 꼽혔다. 안 후보 지지율 상승 추세의 최대 변수는 ‘검증 버티기’였다.
소수 의견으로는 ‘문재인 대세론’이 꺾였다는 주장(신율)도 제기됐다. 다수는 김종인발(發) 정계개편 여부 등 구도 형식과 관계없이 내용상으로는 ‘양자구도’로 치러질 것이란 전망에도 동의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세론’과 ‘안철수 대망론’의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 여부는 이번 주 최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安 지지율 상승에도 文 지지율 불변”
홍형식 소장도 “문 후보 지지율이 빠지면서 안 후보가 상승해야만 대세론이 꺾이는 과정으로 볼 텐데, 안 후보가 비문(비문재인) 지지층을 안고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측이 부동층 10%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지지층 15%를 제외한 75%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국면”이라며 “안 후보가 15% 중 일부를 끌어당기든가, 문 후보 지지층을 허물든가 둘 중 하나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애초 ‘문재인 대세론’이 박스권에 갇힌 ‘제한된 대세론’에 불과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최진 원장은 “문 후보의 대세론은 35% 안팎의 ‘제한된 대세론’이었다. 다만 대세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했다. 채진원 교수도 “후보 개인의 캠페인이 아닌 탄핵정국과 촛불정국이 대세론을 만든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대망론’이 재부상한 이후 안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 후 이를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차재원 교수는 “‘문재인 대세론’이 깨졌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안 후보 지지율이 오르면서 문 후보 측이 검증 국면으로 전환하지 않았나. 안 후보가 이 국면을 얼마나 버티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安 지지율 견고성↓···김종인 변수 안 돼”
소수 의견으로 ‘문재인 대세론’이 깨졌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신율 교수는 “선거는 바람과 구도다. 바람은 확장성이 없는 문 후보는 못 일으킨다”며 “안 후보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선거에서 바람이 일어나면 구도는 바뀐다. 문 후보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아도 바람은 이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양자 구도 실현의 전제조건으로는 범보수 단일화와 안 후보의 검증 버티기 여부 등이 꼽혔다. 차 교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간 범보수 단일화에 따라 달라진다”며 “안 후보가 민주당의 검증 공세를 얼마나 버틸지가 변수”라고 설명했다.
박상철 대학원장은 “현재 안 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를 보면, 호남과 중도 보수층에서 쑥 올랐다가 다시 쑥 빠지는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이 조정을 받는 상황이지만, 안 후보 지지율은 견고성이 떨어지는 차원을 넘어 불안하다”며 “보수진영 후보 정리 이후 양자구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비패권지대 플랫폼에 대해선 “변수가 안 될 것”이라고 대체로 입을 모았다.
차 교수는 “안 후보가 독자 완주하면, 김 전 대표는 사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본인의 지지율이 높은 것도, 뚜렷한 정치 세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쓸 무기가 없다.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을 하더라도 1% 지지율로 무엇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홍 소장은 “타이밍을 놓쳤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