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정기권 도입’에 이용객 뿔났다?…“승객 편의는 뒷전”

2017-04-09 12:33
정기권 열차지정 및 통근열차 운행중단 두고 이용객 반발

수서역에서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SRT 열차.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수서발고속철도(SRT) 정기승차권’이 오는 13일부터 도입되는 가운데 일부 이용객이 정기권 열차 지정과 통근열차 운행중단 등의 서비스 방식을 놓고 승객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제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SRT 운영사인 SR은 지난 5일 SRT를 이용해 출퇴근 등 동일 구간을 매일 이용하는 승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기권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SRT 개통 이후 ‘동탄~수서’와 ‘대전~수서’ 노선 등에 대한 정기권 제도 도입을 요청하는 민원이 쏟아지자 기존의 KTX와 마찬가지로 정기권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이용객을 중심으로 이번 정기권 제도가 승객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제도라는 비판이 일면서 SR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정기권 구입 시 승객이 사전에 이용할 열차를 지정하도록 제한한 것과 열차별 정기권 판매 수량(20~50장)을 정해 놓은 부분 등을 두고 이용객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라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오전 7시 출근 열차와 오후 8시 퇴근 열차를 지정해 정기권을 구입한 승객의 경우, 해당 열차 이외의 열차는 정기권 사용이 불가능하다. 또 지정하려는 열차가 정기권 판매 수량을 이미 초과했을 때에는 정기권을 구입할 수 없다.

대전에 거주하는 김모씨(41)는 “대부분 직장인은 매일 퇴근시간이 다른데, 지정한 열차에만 탑승하라는 규정은 결국 정기권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자유석이 없는 SRT 열차 특성상 정기권 이용객의 경우, 주로 입석으로 탑승해야 하는 불편도 있다. SR이 정기권 제도 도입에 따른 수익률 감소를 막기 위해 여러 제약을 두면서 실수요 대비 이용률은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SR이 정기권 제도 도입에 따라 그간 운영해온 ‘동탄~수서 통근열차’ 운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매일 동탄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신모씨(48)는 “이번에 도입되는 SRT 정기권으로는 기존 동탄~수서 출퇴근 수요를 제대로 감당할 수 없는데도 SR이 대책 없이 통근열차 운행을 중단했다”면서 “동탄신도시 입주자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대응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R의 한 관계자는 “기존 KTX 정기권 제도는 출퇴근 시간대에 너무 혼잡하다는 점을 고려, 쾌적한 열차와 안전을 위해 열차 지정과 판매 수량 제한 등 규정을 두게 됐다”며 “통근열차는 일평균 이용객이 100~140명에 불과해 운영 중단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관련 민원이 지속 접수되고 있으나, 우선 정기권 제도를 운영하면서 향후 모니터링을 통해 고객불편 사항에 대한 개선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