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의 '저축본색'

2017-04-13 16:01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알리안츠생명이 저축성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도 안방보험 특유의 외형확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저축성 보험 판매를 통한 급격한 몸집 불리기는 IFRS17(새보험회계기준)이 도입되면 건전성 악화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이달부터 '(무)올라잇보너스주는저축보험'을 자사 온라인보험 브랜드인 '올라잇'을 통해 판매한다. 지난 1월 출시한 '알리안츠보너스주는저축보험'에 이은 두 번째 저축성보험 상품이다.

두 상품 모두 최저보증이율이 2%로 올해 출시된 저축성 보험 중 가장 높다. 특히 '(무)올라잇보너스주는저축보험'은 공시이율이(4월 기준 2.6%)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보험료 납입을 완료하는 시점에 적립형과 거치형에 따라 총 납입한 기본보험료의 1.15%와 3%를 납입완료보너스로 지급하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알리안츠생명의 저축성보험 판매 재개는 약 1년 6개월 만이다. 그동안 모기업인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유럽 보험사 지급여력제도(Solvency II)를 적용받기 때문에 한국법인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지양해왔다. 대신 보장성 및 변액보험 중심의 영업 전략을 취해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은 높은 금리로 가입자를 끌어모으기는 쉽지만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가 시가로 평가돼, 보험사 입장에서는 많이 팔릴수록 부담이 커진다"며 "다른 회사는 팔던 것도 없애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때문에 건전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신지급여력(RBC)비율'이 도입되면 RBC비율이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최저치인 150% 이하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알리안츠생명의 RBC비율(2016년 3분기)은 196.04%로 생보사 평균(297.1%)을 크게 밑돈다.

안방보험의 저축본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인수한 동양생명에도 이와 비슷한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동양생명은 2015년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저축성 보험 판매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업계 8위에서 5위로 키웠다. 

알리안츠생명 역시 비슷하다. 올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진에 안방그룹에서 파견된 인사를 배치하고, 3분기에는 회사명도 붉은 로고의 ABL생명으로 바꾼다. 안방그룹의 AB와 흡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