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미술작품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2017-04-06 14:44

 

켄트김 옥션혜나켄트 대표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국내 미술품 수입액은 3억6000만 달러로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인공지능이 정교한 그림까지 그리는 시대가 됐다. 이제는 휴대폰만 있으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사진 애플리케이션만으로 아티스트가 되는 시대다. 초등학생도 사진작가이고 노인도 영상작가가 될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손이 만들어내는 미술작품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인스턴트로 나오는 작품보다 사람의 손과 붓으로 만든 예술작품이 희소성이 있기에 그 가치가 남다르다.

전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은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였다. 하지만 이미 미술시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으로 옮겨갔다. 미술시장 중심이 홍콩으로 옮겨지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다.

중국의 큰손이 늘어나면서 세계 미술시장의 중국 비중은 2002년 1%에서 2016년 4분기 37%(1위)로 뛰어올랐다. 비록 사드로 인해 한·중 간 무역과 교류가 힘들어졌지만 결코 이런 상황이 오래갈 수 없다.

정부가 교역은 일부 통제할 수 있지만 문화 교류를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화는 그 속성상 교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문화는 화려하고 내세우기를 좋아한다. 과시욕이 강한 민족이다. 이것이 앞으로 중국에서 미술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현재 한국의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0.684%에 불과하다. 전반적으로 국내 미술품 가격은 상승세지만 아직도 글로벌 수준에 비해 저평가됐다. 그만큼 한국 작가들에게 더욱 큰 시장과 기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예술작품이 소수 부자들만의 투자 영역이었다면, 앞으로는 더 많은 한국의 작가들이 해외에 알려지게 될 것이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스타가 된 것처럼 제2의 이중섭과 백남준이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른다.

최근 불고 있는 단색화 위주의 한류 미술품 열풍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때 단조롭게 보인다고 여겨졌던 단색화도 꾸준히 버티어왔기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가 만들어졌고 결국 전 세계가 열광하게 됐다.

고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 지난해 6월 서울옥션에서 54억원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의 작품 경매가는 9년 만에 3배 이상 올랐다. 대략 10년 만에 300% 성장한 셈이다 .

고 김환기 화백의 호당 가격은 2005년 5억~6억원 수준에서 최근 20억~30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이우환 화백 10억~15억원, 박서보 화백 4억~5억원, 정상화 화백이 5억~6억원 등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이미 올라버린 단색화 그림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한국의 작품들을 공부하고 투자하면 반드시 사이클은 돌아오게 돼 있다.

부동산으로 한때 재미를 본 한국의 기성세대들이 많지만 이제 부동산 투자로 예전처럼 큰돈을 버는 시기는 지났다. 오히려 차세대 김환기·이우환이 돼줄,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젊은 작가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좋다.

또 한국 작가들은 한국시장에만 의존하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해외시장에 노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업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야 한다. 끊임없이 세계에 노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어떤 이들은 미술품만 한 안전자산이 없다고 말한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미술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세계 현대미술 유명 수집가 10명 중 5명이 금융과 헤지펀드 종사자인 것은 그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원금손실은 줄이고, 자산증식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미술 투자는 최근의 트렌드가 아니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지금까지 최고 부자들은 항상 최고의 예술작품에 투자해 왔다.

제프 베조스가 말한 것처럼 앞으로 10년 후 바뀔 트렌드보다 10년 후에도 바뀌지 않는 트렌드에 투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국내 세법상 파격적인 세금 혜택도 미술 투자만의 매력이다. 최근 중국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중국에서 수입이 늘었다.

아무리 고가의 미술품이라도 수입 관세가 없다. 내국세인 부가가치세도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예술 보호를 중시하는 주요 선진국을 따른 것인데, 절세 차원에서도 미술작품은 좋은 채널을 제공한다.

미술품 거래 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도 다른 투자보다 크지 않다. 미술품 양도소득은 성격상 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업소득 등에 속하지 않는 기타 소득으로 분류된다.

지금부터라도 미술 투자를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