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전문가들은 정부가 올해로 제정 10년째를 맞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을 변화한 정책환경에 맞춰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우선 선진화한 공공기관 운영을 위해 기존 독점체제에서 민간기업과 자율경쟁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공공기관 유형별 세부분류 체계를 개편하고, 공공기관 임원을 외부 전문경영인 위주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공공기관이 필요성과 관계없이 기능을 유지하며 조직이 비대해지는 경향이 있다. 공공성이 낮은 기능은 폐지하고 공공성이 인정되는 기능은 존치해야 한다"며 "공공기관이 독점하던 업무를 경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공공기관 업무를 수행할 공공·민간 공급자를 복수로 선정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최저보조금 입찰제를 통해 신규 민간공급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영재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기관이 정부 소유라는 이유로 경쟁에서 혜택을 받으면 안 되고, 국제적인 공공기관 관리 경향을 우리나라 공공기관 지배구조에도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공공기관 지정이 정부 재량행위로 돼 있어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저해된다"며 "법적 요건에 해당하는 기관은 모두 공공기관에 지정되도록 개선하고, 기타공공기관을 최소화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당국이 공공기관운영회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민창 조선대 교수는 "공공기관 관리의 실효성 증대를 위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기능을 높여야 한다"며 "경영 평가의 전문성·일관성을 확보하고, 관련 컨설팅·교육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경영평가를 위한 공식적인 전문 기구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도 공운법의 관리체계를 개선해 현실과의 괴리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0년간의 변화에 대응해 공공기관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정책방향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며 "공공기관의 새로운 도약의 디딤판이 될 공운법 개정안을 곧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