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수입 경유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하도록 유도해 보험금을 편취한 보험사기 혐의자 20명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2013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4월 30일까지 혼유사고로 보험금이 청구된 7423건(보험금 273억원)에 대한 보험금 지급내역, 구체적 사고 경위 등을 분석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결과 보험사기 혐의자 1인당 평균 3.3건의 혼유를 유발해 평균 31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1건당 940만원 수준이다. 차종에 적합한 연료가 아닌 다른 종류의 연료를 주유하면 차량이 손상된다는 점을 노렸다. 

혼유사고 발생 시 차주의 94.2%는 차량수리를 선호한다. 이에 반해 보험사기 혐의자들은 10명 중 8명이 미수선수리비를 수령했다. 
  보험사기 혐의자는 모두 남성으로 평균 연령은 32세로 집계됐다. 2006~2008년식 크라이슬러 300C 중고 경유차량을 보험사기에 이용했다. 혐의차량 20대 중에 18대가 이 차종이었다. 300C의 경우 연료주입구 크기가 일반적인 경유차량에 비해 작아 휘발유차량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악용했다.

또 외제차량은 중고차량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수리비는 높아 차량 파손 시 보험회사가 실수리비 지급보다는 미수선수리비 지급을 선호하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은 혼유를 유발하기 위해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였다. 기름을 넣는 사람이 착각하도록 주유할 때 유종을 알리지 않았다. 또 대부분 배기량이 큰 외제차량은 한 번에 많은 양을 주유하지만, 이들은 3만원 이하의 소액 주유를 하면서 여러 주유소를 돌아다녔다.

아울러 혐의자 중 한 명이 300C 휘발유차량으로 휘발유를 주유한 후 공모자가 바로 300C 경유차량으로 휘발유를 주유를 해 헷갈리게 만들었다.

사기는 경기지역에서 빈번했다. 경기 주유소에서 혼유가 46건(69.7%) 발생했다. 이 중에서도 S시 소재 주유소에 20건(30.3%)이 집중됐다. 전체 보험사기 혐의자 중 절반 이상인 11명(55.0%)이 S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주로 거주지 인근 주유소에서 혼유를 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보험사기 혐의자들은 여러 차례 혼유를 유발한 후 차량번호만 바꿔 또 다시 혼유를 유도했다. 같은 사례로 보험금을 수령하면 보험금이 감액되거나 지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행위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혼유 보험사기 혐의자 20명을 수사 대상으로 경찰에 통보하고 수사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