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물빛, 동화 속 세상 '주자이거우'에 노크하다

2017-04-06 12:00

‘세속의 선경(仙境)’으로 불리는 주자이거우(九寨溝) [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살면서 한번 쯤은 어릴 적 동화책에서 보던 신비로운 상상 속 세상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해봤을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스트레스 많은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동화 속 상상의 나라는 지친 몸과 복잡한 머리 속에 상큼한 자극을 주는 비타민 C같은 존재와도 같다.

누구나 꿈꾸던 동화 속 신비한 세상이 현실 속에 존재한다. 바로 중국 쓰촨성에 위치한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다.
 

주자이거우 [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주자이거우는 중국 쓰촨성의 북쪽 아바짱쭈창쭈(阿壩藏族羌族)자치구에 위치해있고 720㎢에 이르는 방대한 면적과 최고 4800m에 달하는 해발로 이뤄져 있다. 전체적인 형태로는 Y자로 길게 뻗은 거대한 카르스트 지형의 협곡이다.

'물빛이 너무 고와 아홉가지 빛깔로 보인다고 해서 주자이거우라고 부른다'라는 속설도 있지만, 사실은 'Y자 협곡 내에 총 9개의 장족 마을이 있다'라고 해서 붙여진 단순한 이름이다. 주자이거우의 가운데 한자 '자이(寨)'는 바로 작은 마을을 뜻한다.

중국 정부에서 지정한 정식 5A급 관광지인 주자이거우는 1978년 중국 국무원으로부터 자연보호 중점지역에 선정돼서 오랜 기간 엄격한 관리와 보호를 받고 있다. 이어 1992년 12월에 세계자연 유산에 등재되며 명실공히 중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나게 됐다.
 

에메랄드 물빛으로 유명한 주자이거우 [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볼거리로 가득한 중국에서도 반드시 가봐야 할 명소로 꼽히는 주자이거우의 가장 큰 특징은 영롱함을 가득 품은 에메랄드 물빛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언제라도 멋진 광경을 자랑하지만 가을에 오색으로 물든 단풍과 하모니를 이뤄 비춰지는 그 모습은 정말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순수한 아름다움 그 자체다.

약 108개에 달하는 각양 각색의 호수와 폭포들로 가득한 이곳은 모든 호수의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특히 물빛은 물감을 뿌려놓은 듯 선명한 파란색을 띄기도 해서 '물이 정말 파란색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까지 한다.

특히 각종 이끼들과 쓰러진 고목들이 파란 호수의 신비함을 더 해준다. 물 속 칼슘 함량이 매우 높은 덕에 호수에 쓰러진 나무들이 수 백년 동안 완벽한 상태로 보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중국 속담에 '주자이거우의 물을 보면 다른 물은 볼 수 없고 황산을 보면 다른 산을 볼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산의 경우 황산을 비롯한 태산·장자제(張家界)·타이항(太行)산 등 산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산이 가장 좋다고 정확하게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물에 있어서 만큼은 주자이거우가 최고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역 환경 보존 정책으로 인해 이 곳의 관광차량은 모두 천연 연료로 운행되며, 호수에 뛰어드는 것은 물론 손을 담그는 것 조차 철저히 금지되고 있다.

그러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하는 게 사람들의 이상한 심리인지라 이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 지는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이게 주자이거우의 물빛을 더욱 아름답고 신비하게 만드는 요소일수도 있지 않을까.

현재까지 주자이거우의 총 9개의 구역 가운데 수정거우(樹正鉤), 쩌차와거우(則查窪溝), 르쩌거우(日則溝)의 세 협곡만 관광객들에게 오픈돼있다. 오픈된 세 곳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숨겨진 6곳은 도대체 얼마나 더 아름다울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부모님 효도여행, 즐거운 가족여행, 친목여행 등 누구랑 가도 언제든 가도 언제나 아름다운 동화 속 세상 주자이거우를 카메라 렌즈가 아닌 직접 눈으로 담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