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창립 50주년] 신격호·신동빈 代물림 열정…롯데월드타워 개장으로 ‘뉴롯데’ 시작
2017-04-03 04:03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일제강점기인 1921년 울산에서 5남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자수성가’ 기업인의 대명사다. 1940년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대학교 화학공학과 입학, 잠시 귀국했다가 ‘작가 지망생’의 꿈을 접고 일본행 밀항선에 몸을 싣고 일본으로 건너간다.
청년 신격호가 처음 시작한 사업은 ‘껌’이었다. 당시만 해도 전쟁 직후라 주전부리 껌 사업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많았지만, 일본에서 ‘풍선 껌’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성공하게 된다.
이 덕분에 1948년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하게 된다. 롯데라는 이름은 순수문학을 사랑했던 신 총괄회장이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온 것이다. 롯데상사, 롯데물산 등을 바탕으로 상업과 유통기업을 중심으로 일본의 10대 재벌이 됐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기업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뜻의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을 경영이념으로 내세우며 국가 경제개발에 열정을 다했다. 이후 호텔롯데, 롯데칠성음료, 롯데자이언츠, 롯데삼강, 롯데쇼핑 등을 설립하며 사업을 확장한다.
특히 신 총괄회장은 197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으로 관광·소비 욕구가 커진 국민들을 위해 호텔업과 유통업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후 국가 기간산업인 건설과 화학 산업에도 본격 진출, 롯데건설과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로 사업을 확장해 재계 5위로 부상하게 된다. 신 총괄회장은 홀수 달에는 한국에서, 짝수 달에는 일본에 머물며 그룹을 경영해 ‘대한해협의 경영자’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신 총괄회장의 사업보국을 향한 지난 50년간의 열정은 아들인 신동빈 회장에게도 고스란히 대물림 돼, 향후 50년을 이끌 ‘뉴롯데’ 개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질적 경영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새로운 미래성장을 준비하고 준법경영·사회공헌에 앞장서는 좋은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ICT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신 회장의 ‘뉴롯데’ 비전은 국내 최고 높이 건물(123층·555m)인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식이 열리는 3일 본격적으로 드러날 예정이다.
롯데는 이날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비전 설명회를 열어, 지난 50년 동안 지켜왔던 회사의 철학을 소개하는 동시에 앞으로 50년을 이끌어 갈 새로운 비전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는 연초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그룹 2인자’로 오른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전략총괄로서 뉴롯데의 비전을 처음 밝히는 자리인 만큼, 황 실장의 언론 데뷔 무대인 셈이다.
특히 신 회장은 이날 오후 4시 롯데월드타워 그랜드오픈식을에 새로 조직한 4개 BU장들과 함께 하며 ‘뉴롯데 체제’를 대내외적으로 공식화한다.
한편 롯데는 2일 밤 9시 ‘롯데월드타워 불꽃축제’를 열어 약 11분간 3만여 발의 대규모 불꽃쇼와 축하공연 등을 펼쳤다. 1만여 시민들과 함께 1987년 부지 선정 후 30년만에 문을 열게 된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의 기쁨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