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건설자원협회장 또 연임, ‘환경부 낙하산’ 파문…12년째 환경부 인사 독식

2017-03-23 16:02
김형섭 5·6대 협회장, 전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장 출신

김형섭 한국건설자원협회 회장[사진=한국건설자원협회]


아주경제 원승일·김선국 기자 =김형섭 한국건설자원협회 회장이 연임되며 ‘환경부 낙하산’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열린 협회 총회에 단독 출마한 김형섭 협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12년 연속 환경부 고위 공무원 출신이 협회장을 맡게 됐다.

5대에 이어 6대 협회장으로 당선된 김 회장은 전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장 출신이다. 류철상 전 금강유역환경청장이 초대 및 2대 협회장을, 변주대 전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이 3·4대 협회장을 지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 17일 ‘환경부는 협회장 채용 압력을 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국민고충민원 신청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한 데 이어 최근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다.

업체 관계자는 “환경부 출신 퇴직 공무원이 낙하산 식으로 협회장 자리를 6대째 독식하고 있다”며 “건설업체 출신 대표가 필요하지만 환경부가 지방 환경청을 통해 표적 감시와 단속을 벌이는 것이 두려워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장 선출 과정도 논란이다. 협회 정관에 따르면 건설폐기물 허가 사업자만이 정회원이 될 수 있고, 정회원은 협회장을 포함한 임원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있다. 다만 대외전문가를 임원으로 선출하고자 하는 경우 예외로 하고 있다. 대외전문가의 자격 요건도 규정에 없다.

이를 근거로 민간단체 협회장 자리가 환경부 출신 퇴직자의 ‘전관예우’가 돼 버렸다는 게 업체 측 주장이다.

실제 건설자원협회장은 이사회 만장일치로 단독 추대돼 총회에서 가결됐다. 김 협회장도 이사회 임원 14명이 만장일치로 추대, 이날 단독 출마해 연임에 성공했다.

특히 김형섭 회장이 선거 보름을 앞둔 지난 6~7일 이사진과 1박2일 골프 회동을 한 것이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골프회동은 매번 친목 도모 차원에서 해온 것이지 협회장 선거와는 별개"라며 "환경부 출신이란 점 때문에 일부 업체에서 문제 삼고 있는데 회원사 90% 이상이 대외전문가를 원하고 있고, 재임기간 건설 폐기물 시장이 보다 확대됐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도 “환경부가 협회장 당선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업계 측에서 전문성을 인정해 환경부 출신들이 협회장을 맡아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