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주파수 이용효율을 3배 증대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22일 위성통신 지구국용으로 쓰이는 안테나를 이용해 전파가 소용돌이처럼 회전하면서 전달되는 기술개발에 성공해 4년 이내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것처럼 전파도 특정궤도를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 착안해 ‘전파 궤도 각운동량’(OAM) 모드라는 원리가 적용됐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전파의 또 다른 속성을 이용한 기술이다.  

이를 통해 동일 주파수에서 각 전파에너지의 모양(모드)별로 서로 다른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어 주파수를 이용하는데 효율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전파는 그동안 수직이나 수평방향으로만 움직인다고 생각돼 데이터를 두 방향을 통해서만 전송할 수 밖에 없어 주파수 효율이 낮았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으나, 지난 2011년에 실험적으로 처음 입증된 전파 궤도 각운동량 모드는 전파의 회전수와 회전 방향을 달리해 모드를 만들 수 있다.

ETRI는 버틀러 매트릭스(Butler Matrix), 2x2 혼(Horn) 급전부, 고이득 카세그레인(Cassegrain) 반사판 안테나로 구성된 장치를 이용해 전파의 회전현상으로 주파수 이용효율을 높였다. 하나의 안테나에서 오른쪽, 왼쪽, 돌지 않는 세 개의 전파 궤도 각운동량 모드를 발생시키고, 연구진은 동일한 구조의 수신 장치로 세 개의 신호가 복원됨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특히, 기존 수직, 수평 두 개의 편파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므로 세 개의 모드를 이용한다면 기존 기술 대비 추가적으로 최대 세 배의 주파수 이용효율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ETRI는 이 기술이 미래 미개척 주파수 자원으로 불리는 밀리미터(mm)파 대역인 30GHz~300GHz에서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보고  5G 이동통신 통합망 구축에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등 SCI 저널 3편 게재를 비롯, 총 8편의 논문과 10여건의 국제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변우진 ETRI 전파자원연구그룹장은 “전파 궤도 각운동량 모드는 송·수신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서 수신 안테나 크기가 커져야 하는 문제가 있다. 향후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상용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기술은 5조원 규모의 안테나 시장에 활용가능성이 매우 높고, 확보된 기술을 통해 다수의 전파 궤도 각 운동량 모드도 쉽게 발생 시킬 수 있는 원천특허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원하는 개수의 전파 궤도 각운동량 모드를 발생시켜 주파수 이용효율을 더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ETRI는 확보된 원천 특허를 기반으로 평면 구조의 반사판 안테나, 대용량 데이터 통신 기술, 고해상도 레이더 기술 등에 단계적으로 상용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