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칼럼]사드 위기, 한국 관광 선진화의 초석 될 것
2017-03-20 00:00
안재만 애플트리 대표
파리는 세계가 사랑하는 No.1 관광지였기에 그 여파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리는 예전의 명성을 확인했고 지금도 여전히 세계가 사랑하는 관광지로서 그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일본은 사상 유례 없는 쓰나미를 당했고 심지어 핵발전소의 위협 등 각종 위기로 "일본은 관광지로서의 생명이 끝났다."는 목소리가 지배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
필자는 다시는 못 갈 것으로 생각했던 도쿄를 올해 1월 방문했고 관광객의 지옥이라 불리던 일본 지하철 곳곳에 배치된 한글 표지판과 한국어 설명 등으로 어렵지 않게 도쿄 여행을 즐기다 왔다.
사드 배치때문에 한국 관광 이 위기를 맞고 있다.
사드 배치지로 결정 난 롯데는 직격탄을 맞았고 명동과 제주도 등에서는 그 많던 중국인들이 대부분 증발 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러다가 한국 관광이 완전히 망가질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도 있듯, 이 또한 기회일 수 있다.
예전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촉발된 일본인 관광객 감소로 한국은 일본인 관광객을 다 잃어버릴 것이라고 했지만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동안 각종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받았던, 한국 호텔업계를 비롯한 관광업계가 재정비를 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을지로, 강남, 경기권에 수도 없이 생겨난 호텔들을 볼 때마다 '개성 없는 저 호텔들의 미래가 과연 밝을까.'하며 안타까워한 적이 있었다.
아침식사를 포함해 단체 관광객 1인당 몇만원 받는 수준의 영업력과 경쟁력을 지속하는 곳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SNS가 활성화된 스마트한 시대다. 연남동 골목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지만 기획력이 우수한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중국과 홍콩을 떠나 독일,미국 등 다국적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관광객의 주요 층이 된 밀레니얼 세대는 즐길 것은 즐기되 이유 없는 소비는 자제하는 세대다.
콘텐츠 없는 호텔과 개성 없는 관광지는 환영받을 수 없다.
방문한 곳을 사진으로 남기고 SNS에 공유하고 싶은 것이 그들의 마음이다.
그런 경쟁력 있는 곳이 곳곳에 많이 있다면, 한국 관광은 절대 지지 않는 시장이 될 것이다.
사드 때문에 촉발된 호텔과 관광 시장의 위기는 되짚어보면 한국 관광 시장을 원점부터 재정비하고 되돌아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사드는 한국인만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유커가 방문하는 제주의 면세점,식당 등은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만큼 이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드 여파는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유커 수는 줄겠지만 젊은 층 개별관광객의 지속적인 한국 방문으로 그 공백을 메울 것이고 어느 순간 사드 위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시기가 올 것이라 믿는다.
유커가 감소한 자리를 동남아 관광객이 채운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질 않은가.
지난 10년 동안 불경기가 아닌 적이 없었고 지금까지도 우리는 늘 "경기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살아간다.
자신만의 뚜렷한 콘텐츠와 경쟁력만이 성장할 수 있는 시대다.
더구나 위기에 봉착했을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 탄탄한 경쟁력을 갖춰야할 필요가 있다.
큰 규모, 저가 서비스보다 작지만 진정성을 갖춘 서비스, 관광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소한 이야기….
관광 발전의 시작은 그런 작은 것부터 실천할 때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