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이민 수정 행정명령, 발효 몇시간 앞두고 법원 제동..트럼프 "사법부 권한남용" 반발
2017-03-16 11:07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서명한 반이민 수정 행정명령이 발효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또다시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수정 행정명령은 올해 1월 나온 1차 행정명령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된 부분을 다듬은 만큼 패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했던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또 다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미국 CNN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 주 연방법원의 데릭 K. 왓슨 연방판사는 15일(이하 현지시간) 이슬람권 6개국(이란·시리아·리비아·예멘·소말리아·수단) 국적자의 입국을 90일간 제한하는 수정 행정명령에 대해 미국 전역에서 일시적으로 집행을 금지하라고 결정했다.
이로써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 2탄은 시작도 되기 전에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이번 행정명령은 16일부터 발효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이에 왓슨 판사는 “수정된 행정명령도 종교적 차별이 없다는 것을 납득시키기에 충분치 않다”며 종교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며 이날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15일 테네시 주 내슈빌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나쁘고 슬픈 소식”이라면서 사법부 비판을 재개했다.
법무부 역시 행정명령 집행중지 결정에 유감의 뜻과 항소 의지를 표명했다. 했다. 법무부는 성명을 발표해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미국의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대통령의 법적인 권한에 정확히 포함되는 부분이며 법무부는 앞으로도 법정에서 이 행정명령을 지키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야당인 민주당은 하와이 법원의 반이민 행정명령 집행중지 처분을 환영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15일 성명을 통해 “헌법에 있어서 큰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종교에 따라 차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메릴랜드와 워싱턴 주 역시 수정 반이민 행정명령을 연방법원에 제소한 상태인데 CNN은 하와이의 결정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서명한 1차 반이민 행정명령이 사법부의 제동으로 좌초되자 법적으로 문제가 된 부분을 다듬어 2차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수정 행정명령은 이라크를 입국 금지국에서 제외했고 6개 입국 금지국 국적자라도 미국 영주권자일 경우 입국을 허용하는 등의 변화를 주었으나 이슬람 금지라는 큰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아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