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0.75∼1.00%로 인상] "한국 연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우세"

2017-03-16 08:24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와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잇따라 내놨다.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부담이 크고 인하는 한·미 간 금리 역전으로 자금유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16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클레이, 씨티, 모건스탠리, JP모건, UBS 등 주요 IB들은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은 최근 금리 '인하'에서 '동결'로 방향을 틀었다.

국내 증권사들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삼성증권은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진단한 국내 경제 흐름에 큰 변화가 없으면 4월 금통위에서 수출 중심의 경기개선 인식을 더욱 피력하며 보다 중립적인 태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곳도 일부 있다. 골드만삭스와 HSBC는 한은이 2분기 중 한 차례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한은이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여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미국 연방기금금리와 역전 현상이 생겨 국내로 유입되던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 0.50~0.75%인 미국의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하면 1.25~1.50%, 네 차례 인상하면 1.50~1.75%로 올라 한국 금리(1.25%)보다 높아지게 된다.

당장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300조원이 넘은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다.

금리를 올릴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이 증폭되고, 부동산 시장의 활력은 한층 약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하지만 미국 연준이 올해와 내년 잇따라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한국도 언제까지나 금리를 1.25%에 묶어둘 수 없어 금리 인상은 시간 문제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올해 말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미국 연방기금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아주 크지만, 국내 경제 여건을 고려해 한국은행이 당장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