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정부 돈 못돌려준다"…쌀 우선지금급 환수율 17%

2017-03-15 07:38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등 농민단체들이 8일 오전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환수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공공비축미나 시장 격리곡을 쌀 농가에서 매입할 때 현장에서 미리 지급하는 '우선지급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로부터 공공비축미 우선지금급을 받은 농민들은 해마다 정산 절차를 통해 추가 지급하거나 환수해야 한다. 올해는 2005년 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농가가 미리 받은 우선지급금의 일부를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농민단체들이 쌀값 하락을 이유로 환수를 거부하고 있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고지서 발송 이후 보름여가 지난 13일까지 정상적으로 환급된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은 총 197억원 중 28억7000만원(약 14.6%)에 불과하다. 

대상 농민 수 기준으로는 총 22만명 중 3만6923명(16.7%)만이 절차에 따라 과다 지급된 우선지급금을 반납했다.

농식품부는 우선지급금 환수에 대한 농민단체의 반발이 거센 점을 감안, 당초 환급 시한을 못 박지 않은 채 고지서를 발송했다. 

환급 시한을 못 박을 경우 시한 초과에 따른 가산금이 붙을 수 있어 농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선지급금 환수 사태가 처음있는 일인 만큼, 농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일부러 환급 시한을 못 박지 않았다"며 "각 지자체와 농협의 협조를 얻어 지속적인 독려를 통한 환급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돌려받아야 할 환급금 규모는 197억원이며, 농가당 8만5000원 가량이다.

원칙적으로는 당연히 쌀 농가가 과다 지급받은 우선지급금을 환급해야 하지만,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우선지급금을 돌려줄 수 없다며 반발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전농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실패로 야기된 쌀값 폭락의 책임을 농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우선지급금 환급 거부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선지급금은 정산을 전제로 한 가지급금이며, 농가는 매입계약서 서명을 통해 반납금이 생길 경우 환급하기로 이미 서명한 상태"라며 "환급을 거부한다면 우선지급 시스템의 지속적인 운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