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물가 고공행진에 주부들 장보기가 무섭다

2017-03-14 14:52
"살기 힘들어 피임에 전념"…눈물나는 현실에 저출산 확산

(지면)서민물가 고공행진에 주부들 장보기가 무섭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장보기가 무서워요. 영수증만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쌀과 소금을 제외한 모든 장바구니 물가가 올랐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으로 소·돼지, 닭고기 등 육류 가격이 오른데다, 갈치·오징어, 배추 등 수산물과 채소가격까지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삼겹살 중품 100g의 소매가격은 지난 13일 기준 199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887원에 비해 5.5% 올랐다.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한 '삼겹살데이(3월3일)'에는 100g당 가격이 1681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농수산물 주요품목 가격 동향[그래픽=임이슬 기자]


한우 갈비와 한우 불고기 가격도 100g당 5128원, 4634원으로 각각 2.8%, 2.2%올랐다. 1kg짜리 닭고기 가격은 5771원으로 3.9%올랐다.

닭고기 가격은 AI 발생 이후 4900원까지 떨어지다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 계란도 장바구니 물가를 부추기는 물품 중 하나로 꼽힌다. 

대대적인 산란계 살처분으로 한때 1만원까지 폭등한 계란값은 13일 현재 30개들이 특란 1판에 7258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5155원에 비해 40.8%나 올랐다.

수산물도 주부들에게 부담되는 품목으로 떠올랐다. 갈치 중품 1마리의 가격은 1만2200원으로, 1년 전보다 35.9%나 뛰었다. 

물오징어는 1년 전보다 20.5% 비싼 3467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 1속과 마른미역 1kg 가격도 각각 4.3%, 9.2% 오른 8062원, 2만6625원에 팔리고 있다. 

계절에 따른 수확량 차이가 큰 일부 채소는 최근 남쪽 노지 채소 출하시기를 맞아 겨울철보다 가격이 많이 내렸다. 그러나 1년 전과 비교하면 비싼 가격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배추 1포기의 가격은 4000원으로 1년 전 3871원에 비해 3.4% 올랐고, 시금치도 1㎏ 기준 3966원에서 4207원으로 6.1% 비싸졌다. 단 얼갈이배추는 1㎏ 기준 지난해보다 25.2%(695원) 떨어진 265원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쌀과 소금 가격은 떨어졌다. 5㎏들이 굵은 소금 가격은 6929원으로 1년전보다 0.5% 떨어졌고, 쌀 20kg 가격은 3만6109원으로 10.2% 폭락했다.

팍팍한 삶 속에서 장바구니 물가는 계속 오르다보니, 피임을 신경쓰는 신혼부부가 늘며 저출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예컨대 결혼 4년차인 한 주부는 아직도 아기가 없다. 생활은 힘든 데 육아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전광역시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이 모(32세)씨는 "남편벌이가 쉬원찮은 탓에 알뜰 소비를 위해 구매물품을 수첩에 꼼꼼히 기록하며 장을 보는 데 가격표와 영수증만 보면 한숨이 나온다"며 "벌이는 적고 물가는 오르는 생활만 4년째다. 이런 상황에서 애가 들어설까봐 피임에 신경쓰는 내자신을 보면 서글프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