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스코틀랜드가 유럽에 던진 돌멩이
2017-03-14 12:54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영국 자치정부인 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의 분리 독립 카드를 다시 한 번 꺼내들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개시가 임박해지자 독자 국가로서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주장하는 이유는 민족적·언어적으로 다른 자치주와는 전혀 다른 민족이라는 역사적 인식 때문이다. 유럽 내 최대 산유국으로 꼽힐 정도로 자연 자원이 풍부한 데다 관광산업도 안정화된 상태여서 경제 자족도도 높다.
독립을 당론으로 삼았던 정당이 집권한 지난 2014년 실시됐던 독립 찬반 투표에서는 반대(55.30%)가 찬성(44.70%)을 앞지르면서 독립이 무산됐다. 그로부터 3년 여가 흐른 지금 브렉시트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분리 독립 바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중해의 섬 코르시카에도 프랑스에서의 독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흘러나온다. 벨기에 북부 플란더스 지방도 가난한 남부와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관광국가 이탈리아의 북부 알토 알디제(영문명 남 티롤)와 롬바르디, 옛 베네치아 공화국의 중심지인 베네토도 형편이 다르지 않다.
유럽에서 독립을 추구하는 자치 주는 대체로 부유한 경제력을 자랑한다. 독립 열망의 씨앗은 대부분 힘들게 번 돈을 가난한 지역에 교부해야 한다는 불만에서 시작된다. 분리 주장을 당론으로 삼는 정당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선거철만 되면 포퓰리즘으로 흘러가는 현상이 나오는 것도 공통적이다.
다만 스코틀랜드가 던진 작은 돌이 전체 유럽 사회에 크든 작든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은 자명해 보인다. 독립을 통해서라도 각 지역의 이익을 우선시하겠다는 국가 내 움직임이 자칫 EU 대 EU 분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