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캠프, ‘전인범→표창원→양향자→손혜원’ 잇단 자책골 곤혹

2017-03-13 17:33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현재 각종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측근들의 잇따른 자책골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내몰렸다.

앞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5·18 폄훼 발언 논란과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시민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을 ‘전문 시위꾼’으로 빗댄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손혜원 의원까지 ‘입’으로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표창원 의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나체 풍자화 ‘더러운 잠’을 국회 의원회관에 전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들 4인방은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이다.

문 전 대표 측은 논란을 일으킨 손 의원의 ‘사퇴 의사’를 곧바로 수리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공식 캠프인 더문캠 홍보본부장을 맡고 있었던 손 의원은 지난 9일 팟캐스트 ‘정치, 알아야 바꾼다!’에 출연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계산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손 의원은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과 대화를 나누던 중 관련 발언을 했다.

정 전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은 진짜 고도로 치밀하게 계산된 승부사다. 다 계산한 거다”라고 말하자, 손 의원은 “마지막으로 떠나실 때는 그거는 계산된 것”이라며 “계산했으면 그러면 어떻게 됐었던 것인가. 그걸로 모든 게 끝나는 거였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정 전 의원은 “그거(서거)는 계산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손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계산한 거지”라며 “‘내가 여기서 떠날 때 여기서 모든 일은 끝날 거다’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끝났나”라고 덧붙였다.

파문이 일자 손 의원은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무지의 소치다. 고인의 비장했던 심정을 묻는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표현의 발언을 했다”며 “고인의 가족을 비롯한 지지자 모두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앞으로 팟캐스트 출연을 자제하다. 그리고 더문캠 홍보 부본부장직도 사퇴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문 전 대표 측은 손 의원의 사퇴를 곧바로 수리했다.

문 전 대표도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 출범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손 의원의 ‘계산된 것’ 발언에 대해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래서 어제 밤중으로 사과하게 하고, 사퇴하게 해서 신속하게 책임을 물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은 손 의원 발언에 대해 “망언이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능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진영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전 전 특전사령관과 양 최고위원 등을 언급하며 “문 전 대표 영입 인사는 지뢰밭인가”라며 파상공세를 폈다.

장 대변인은 “문 전 대표는 준비된 후보의 모습이 아니라 지금껏 준비된 망언만을 보여줬다”며 “이 정도면 더 이상 영입 인사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영입을 추진한 문 전 대표 본인의 문제”라고 힐난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이 스스로 문제를 일으키면서 줄줄이 사퇴하는 형국”이라며 “국민들이 문 전 대표의 인재 영입 능력에 믿음을 갖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