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 의장, 4당 "탄핵 승복해야"…국정 정례 회동 개최키로(종합)

2017-03-13 16:22

정세균 국회의장이 13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4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기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주승용,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정 의장, 자유한국당 정우택, 바른정당 주호영. [연합뉴스]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4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승복한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4당은 또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4당 원내대표 간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하고 국회가 '국정 안정'과 '국민 통합' 과제라는 당면한 과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국회가 여당이 없는 5당 체제로 전환돼 당정 협의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국정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다. 하지만 조기 대선을 앞두고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고, 개헌과 국회 선진화법 개정 등 쟁점 현안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이날 닻 올린 '협치 실험'이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매주 정례 회동키로…"국정 안정 위한 협치" 

정 의장과 민주당 우상호·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주승용·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의장실에서 회동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 매주 10시 30분 정례 회동을 하기로 합의했다. 회동 의제는 그때그때 현안에 따라 정해지며 필요할 경우 정부 부처 장관 등 국무위원도 참석시키기로 했다.

차기 대통령 선출 전까지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부-국회 협의체'를 구성해 '일하는 국회'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탄핵 이후 여당이 없는 상태기 때문에 4당이 국정 안정을 위해 협치키로 마음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헌재 판결에 불복한다는 뜻을 시사하면서 혼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번 대선이 '국민 통합'을 유도하는 대선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오영훈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 의장과 4당 원내대표는 헌재의 탄핵 인용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함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4당은 또 3월 임시국회 중 20∼24일에 상임위원회를 열어 민생·경제법안을 최대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개혁 법안은 4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에서 논의해 접점을 찾아가기로 했다. 

◆ 개헌·선진화법·개혁 입법…3월 국회도 곳곳 난제

그러나 3월 임시국회 역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개헌을 추진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은 3월 국회가 대선 전 개헌의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있지만, 민주당은 개헌을 고리로 대선판을 흔들려는 정략적이고 졸속적인 개헌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3월 국회에서도 개헌을 둘러싼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날 회동에서도 개헌 문제가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민주당과 나머지 3당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개헌 문제는 정우택 원내대표가 필요성을 말씀하셨지만 민주당 측에서는 당장 시간의 촉박성 때문에 대선 전에 개헌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정치적 이해 관계가 얽힌 국회 선진화법 개정 문제도 이날 회동 의제로 올랐으며 21대 국회에서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향후 4당 원내대표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정용기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선진화법과 관련해서 논의는 있었지만 지금 당장 합의가 이뤄질 수 없다는 데 인식을 다같이 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2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상법개정안 등 핵심 개혁 과제 역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