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춘 ISA 시즌2…시작도 못하고 좌초 위기

2017-03-13 18:00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출시 1년을 맞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ISA 시즌2'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13일 ISA다모아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ISA 순가입자 수는 236만1712명으로 전달대비 2만9076명 감소했다. 가입금액도 908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2개월째 1000억원을 밑돌았다.

ISA의 인기가 시들한 가장 큰 원인은 수익률이 낮기 때문이다. 일임형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0.61%, 6개월은 0.49%에 불과하다. 여기에 까다로운 가입 절차와 부족한 세제혜택, 5년 의무가입 등 지나치게 높은 문턱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은 하반기 중 세제혜택과 가입대상을 늘린 ISA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 재산 증식'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금융사별로 상품설계를 차별화할수 있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주택마련이나 학자금 전용, 대출 마련 등 목적형ISA이 그 대안 중 하나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계획대로 올 하반기에 '새 옷'을 입은 ISA2의 등장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ISA 본래 취지를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지난해 말 발의했지만 아직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비과세 혜택을 기존 2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2배 확대, 소득 없는 60세 이상에 대한 가입 자격 부여, 중도인출 제한 완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안건은 국회와 기획재정부를 거쳐야 하는 탓에 지금부터 서둘러도 내년 초에나 가능하다. 하지만 주무부서인 기재부조차 소극적인 반응이다. 세수를 확보해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기재부의 입장과 혜택을 늘려 ISA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금융권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5월 조기대선과 맞물려 ISA 시즌2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ISA가 애초 구상대로 추진됐다면 저금리, 고령화 시대에 전 국민의 든든한 금융수단으로 자리를 잡았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관련법 개정안이 올해 국회를 통과하고 상품성을 강화한다면 ISA의 성공을 기대해볼만 하지만 지금같은 상황이면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