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세계 정용진, 인문학 사랑 시들?…‘SSG 지식향연’ 2년째 불참

2017-03-13 11:13

‘인문학 전도사’를 자처해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세계의 인문학 중흥 프로젝트인 ‘SSG 지식향연’에 2년 연속 불참한다. 사진은 지난 2014년 SSG 지식향연에서 강연하고 있는 정 부회장.[사진=‘SSG 지식향연’ 영상 캡처]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인문학 전도사’를 자처해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세계의 인문학 중흥 프로젝트인 ‘SSG 지식향연’에 2년 연속 불참한다.

신세계는 오는 4월5일 경북대학교를 시작으로 ‘2017 SSG 지식향연’의 막이 오른다며 참가 대학생을 공개 모집한다고 13일 밝혔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 SSG 지식향연은 △2014년 아우구스투스 서거 2000년 로마제국의 흥망성쇠 △2015년 세상을 바꾼 청년 영웅, 나폴레옹 △2016년 셰익스피어의 삶(Shakespear Lives!)을 주제로 펼쳐졌다.

특히 정 부회장은 2014년과 2015년 지식향연 연단에 직접 올라, 청년들에게 인생의 선배이자 CEO로서, 스마트시대에 인문학적 사유의 중요성 등을 진정성 있게 밝혀 화제를 모았다.

실제 정 부회장은 평소에도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문, 예술, 패션을 통해 고객의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한다’는 소신을 강조하는 등 인문학 전도사임을 자처해 왔다.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인문학 고전 번역사업 프로젝트로 세계적인 대문호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을 번역·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올해 지식향연 연단에 오르지 않는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식향연에 나오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적 제약이 있는 지식향연 프로젝트에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한 훌륭한 연사를 많이 모시기 위한 것”이라며 “당초부터 정 부회장은 지식향연 초기에만 나올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유통업계의 아이디어맨으로 통하는 정 부회장을 직접 보지 못하게 돼, 대학생 참가자들의 실망감은 큰 상황.

첫해부터 지식향연에 줄곧 참가해온 대학생 K씨(25)는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일반인과 소통을 계속 하신 분이라 다들 직접 뵙길 바란다”면서 “지식향연 초반에 비해 올해도 불참, 그의 인문학 사랑이 식은 것은 아닌지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SSG 지식향연은 존 F. 케네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1세기 뉴 프론티어(21th Century’s New Frontier)’라는 주제의 인문학적 사유를 제안했다. 신세계 측은 인간의 존엄성을 중심으로 한 뉴 프론티어 정신을 슬로건으로 미국의 개혁을 이끌었던 청년 영웅 존 F. 케네디의 이야기와 함께 다양한 강연을 준비했다.

오는 4월5일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송동훈 문명 탐험가의 강연을 시작으로 서울, 전북, 부산, 충남, 강원, 제주까지 전국 9개 대학교에서 인문학 강연이 펼쳐진다.

신세계는 지식향연 강연 참가 대학생 중 필독서를 정독한 뒤 온라인 퀴즈·인문학 캠프 2개 미션을 완수한 이들 중 ‘청년 영웅단’ 25인을 선발할 예정이다. 청년 영웅단에겐 미국 그랜드 투어 기회와 가을학기 장학금, 신세계그룹 채용 지원 시 1차 면접 면제 혜택이 제공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과 참가 신청은 ‘SSG 지식향연 홈페이지(www.ssghero.com)’를 참고하면 된다.
 

‘인문학 전도사’를 자처해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세계의 인문학 중흥 프로젝트인 ‘SSG 지식향연’에 2년 연속 불참한다. 사진은 지난 2015년 SSG 지식향연에서 강연하고 있는 정 부회장.[사진=‘SSG 지식향연’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