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열풍] ➓ 포켓몬고와 다이어트...알 부화가 레벨업(Level-Up)의 첩경
2017-03-11 08:42
"럭키를 해피너스로 진화시켜라"
직장인 A씨는 포켓몬고 게임을 휴대폰에 설치한 지 한 달이 넘었다. 레벨을 올리기 위해 퇴근 후나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포켓몬 성지라고 불리는 곳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사냥을 했다.
A씨는 포켓몬고 게임을 시작한 이후 살이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포켓몬고 게임을 위해서는 열심히 걷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포켓스탑을 열심히 찾아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데리고 다니는 포켓몬의 사탕을 얻기 위해서나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서도 열심히 걷는 것이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A씨는 주말과 휴일의 경우 집안에 갇혀있거나 외출을 하더라도 거의 걷는 일이 없었으나 포켓몬고 게임을 시작한 이후에는 하루에 3시간 이상 걸은 적도 있다. 3시간을 걷게 되면 칼로리 소모량이 700Kcal 이상이 된다.
A씨는 지난 달 일산 호수공원에서 포켓몬고 게임에 열중하던 중 지나가던 할아버지 한 분이 말을 걸어왔다. “지금 하는 것이 최근 유행한다는 게임인가?” “네 그렇습니다. 할아버지도 휴대폰에 이 게임을 깔아보세요. 매일 걷는 것이 재미있어집니다. 그리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A씨의 주말과 휴일 풍경은 포켓몬고 게임을 시작한 이후와 이전이 확연하게 갈린다. A씨는 휴일이라 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동네를 한 바퀴라도 돌게 되면 레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열심히 사냥에 나서게 된 자신을 발견했다.
A씨의 현재 레벨은 27이며, 자신이 데리고 다니는 포켓몬은 럭키인데, 해피너스로 진화시키기 위해서 사탕을 모으기 시작했다. 럭키의 경우 5킬로미터를 걸어야 사탕 1개를 얻을 수 있다. 지금 가진 사탕의 수가 47개여서 앞으로 3개만 더 모으면 HP가 엄청 높은 해피너스로 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잉어킹을 갸라도스로 진화시키기 위해 40킬로미터 이상을 걸은 적도 있다. 다행히 잉어킹은 1킬로미터에 1개의 사탕을 주었다. 잉어킹은 사탕 400개를 모아야 ‘무적의’ 갸라도스로 진화할 수 있다.
그리고 포켓스탑에서 획득하는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걷기가 필요하며, 알 부화가 경험치로 곧바로 이어져 레벨업에 첩경이라는 것도 A씨는 알게 됐다.
A씨는 포켓몬고 게임을 통해 평소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더 많이 걷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경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는 미국 듀크대 연구진이 작년 6∼7월 포켓몬고 사용자 167명을 조사한 결과 포켓몬고가 사용자의 평소 걷는 양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혀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한국에 출시돼 폭발적 인기를 구가했던 모바일 위치기반(LBS) 게임 '포켓몬고'가 사용자의 운동량을 늘린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들이 하루 평균 걷는 양은 포켓몬고를 하기 전에는 5천678보였지만, 게임 플레이 뒤에는 이 수치가 7천654보로 뛰었다. 하루 평균 1천976보를 더 걷게 된 것이다.
또 이들이 하루 1만보 목표량을 채울 확률은 게임 플레이 전에는 15.3%였지만 플레이 이후에는 이 수치가 27.5%로 약 1.8배 증가했다.
포켓몬고는 특히 평소 운동을 꺼리거나 과체중·비만 문제를 겪는 이들에게 두드러진 활동량 증대 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보도는 A씨를 더욱 포켓몬고 게임에 열중하게 되는 동인(動因)이 될 전망이다.
포켓몬고 게임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미쳐야 미친다’는 不狂不及(불광불급)으로 열중하다 보면 덩달아 다른 효과도 따라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