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정병국 대표 및 최고위원 동반사퇴…주호영 권한대행 체제로
2017-03-10 16:54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바른정당의 정병국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10일 일괄 사퇴를 선언하고 주호영 원내대표의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인용을 최종 결정한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 의원총회'에서 "당세의 확장과 국민 대통합을 위해 백의종군하고자 한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을 탄핵하고 분당, 창당하는 과정까지가 저의 소임이었다"면서 "이제 바른정당의 초대 당 대표로서 저의 소임은 다 한 듯 하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정 대표의 사퇴 선언에 동료 의원들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떠올랐다. 뒤이어 약 2시간 가량의 비공개 의총이 이어졌고, 홍문표·이혜훈·김재경·오세훈·정운천·박순자 의원 등 6명의 최고위원도 정 대표와 동반 사퇴키로 결정했다.
오신환 대변인은 의총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당 대표가 사임을 표시한 것에 대한 의견들을 공유했고, 함께 했던 최고위원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진리를 헌재가 판결한 오늘, 우리 바른정당은 올바른 평가를 받아야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비워야 채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퇴를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이날 이뤄진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이었다고도 밝혔다.
정 대표는 "오늘 탄핵 선고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면서 "결국은 정치를 하면서 우리가 책임을 진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가 하는 걸 깨닫게 됐고, 탄핵이 결정된 후 일어났던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제대로 된 적통 보수정당이 있어야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우리가 하고자 했던 뜻들이 가려지고 왜곡돼선 안 되겠다, 거기에 제가 직을 던짐으로써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이거라도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