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왕훙 마케팅의 진화…사드 이슈 변수 주목
2017-03-09 11:00
아주차이나 김봉철 기자 = 연예인과 맞먹는 인기와 막강한 영향력으로 한국과 중국의 패션·뷰티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왕훙을 활용한 마케팅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왕훙은 전문 분야에 따라 크게 △전자상거래 왕훙 △콘텐츠 왕훙 △셀럽(유명인사) 왕훙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상거래 왕훙은 주로 유명 모델, 디자이너, 타오바오 판매자 출신으로 최종적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기의 라이프스타일, 자체 개발 상품 등을 올리고 적극적으로 팬들과 교류한다.
셀럽 왕훙은 방송스타, 기업가, 학자, 교수 등 이미 사회에서 유명한 인사가 SNS 채널을 통해 인기를 높이거나 자신의 활동, 기업 홍보 등을 위해 활동하는 경우다.
왕훙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투자 대비 실질적인 매출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매출 집계도 투명한 편이어서 손익계산이 용이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왕훙 마케팅 열풍은 사드 이슈 때문에 돌파구 중 하나로 주목을 받은 점도 있는 진짜 사드가 배치되면서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 韓 유통업계, 왕훙 마케팅 주도
왕훙 마케팅은 특성상 초기에 패션·뷰티업계로 시작해서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업종의 편중에 대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21일 bbq 프리미엄카페 종로본점에 왕훙 50명이 방문해 ‘치맥 디너파티’를 개최했다.
‘치맥 성지’를 방문하기 위한 왕훙의 요청으로 비비큐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중국 내 팔로워 30만~100만의 왕훙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중국 대륙을 강타한 tvN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 현장인 bbq 프리미엄카페 종로본점에서 진행돼 공유 의자, 유인나 테이블 등을 함께 돌아보는 ‘도깨비 성지 순례’ 의 자리가 됐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서울 일대에서 한국과 중국 ‘뷰티 크리에이터(Beauty Creator)’와 함께한 ‘뷰티위크 2016’을 개최하고 20명의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하는 ‘뷰티 배틀 쇼’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프로그램은 각각 한국과 중국의 디지털 동영상 플랫폼인 네이버 ‘V앱’과 ‘메이파이’를 통해 생중계됐다.
아모레퍼시픽의 헤어케어 브랜드 ‘려’는 지난 3월 말 왕훙 10명을 초청한 후 중국 웨이보 및 웨이신을 통해 약 318만건에 달하는 노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도 지난 4월 웨이보 팬이 103만명에 가까운 샤오웨이 등 왕훙 5명을 초청했다. 이들이 뷰티콘서트 행사 내용을 자신들 웨이보에 올려 더페이스샵과 관련된 게시물은 2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6월에는 라비오뜨가 중국 100만 팔로워를 가진 패션, 뷰티 왕훙 ‘위샤오샤오(余潇潇)’를 명동 매장으로 초청해 실시간으로 웨이보 방송을 진행해 큰 이슈가 됐다.
◆ 中, 웨이상 활약…B2C로 트렌드 변화
그동안 왕훙 마케팅은 중국 진출 초기 국내 업체들이 직접 중국의 블로그나 SNS에 홍보글을 올리던 1세대를 시작으로 왕훙을 한국으로 초청해 여행과 함께 제품이나 매장을 소개하는 2세대로 분류된다. 현재는 왕훙을 통해 생방송으로 직접 물건을 파는 3세대까지 발전했다는 평가다.
중국은 웨이신(微信), QQ, 웨이보(微博)를 통한 웨이상(微商)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웨이신은 중국의 대표적 SNS플랫으로 현재 이용자는 8억명으로 중국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웨이상은 바로 이 플랫폼을 활용해 상품을 홍보 및 판매하는 사람을 말한다.
중국 인터넷협회가 발표한 ‘2016년 웨이상 업계 발전보고서’에 따르면 웨이상 시장 규모는 2015년 1819억5000만 위안에 달했으며, 2016년에는 3607억3000만 위안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웨이상 종사자 규모만 해도 1257만명(2015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최근 전통적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징둥(京東), 타오바오(淘寶) 외에도 웨이뎬(微店), 유짠(有贊), 멍뎬(萌店), 뎬뎬커(點點客) 등 다양한 플랫폼의 참여로 웨이상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활동범위 또한 점차 다양화·세분화되면서 상품의 공급부터 운영, 판매, 결제, 물류배송 및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산업 체인이 형성돼 있다.
웨이상은 판매방식에 따라 C2C(소비자와 소비자간 거래)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로 나뉜다. C2C 모델의 경우 개인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모멘트(朋友圈), QQ 등의 공간에 직접적으로 상품을 홍보하며, 상호 교류가 매우 활발한 편이다.
반면 통제 및 관리감독이 어렵고 고객 확장에 어려움이 있다. 2012년 웨이신 모멘트 및 공식 계정 기능 2013년 웨이신페이 기능의 추가와 함께 크게 발전했다.
그러나 시장규모가 커지고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는 웨이상들이 생겨나면서 C2C방식은 점차 사라지고 B2C방식이 크게 늘어났다.
B2C모델은 기존에 어느 정도 영향력이나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들이 웨이신 공식 플랫폼이나 웨이보 유명인사를 통해 제품정보, 마케팅을 진행한다.
이 방식은 이용자가 주동적으로 팔로우를 해야 상호 관계가 형성되며 영향력, 운영방식 등에서 효과가 크다.
왕훙 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한국 기업의 중국 마케팅을 돕고 있는 최보영 상하이 씨앤와이 대표는 “대형 쇼핑몰 플랫폼에 집중돼 있던 수요가 개인 네트워크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며 “왕훙과 같은 개인이 물건을 판매하는 플랫폼인 웨이상 거래량이 2014년 25조5000억원에서 올해 4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