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정부가 올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 관련 기초기술 등 3개 연구개발(R&D) 분야에 약 1600억원을 투입한다. 인공지능 분야의 전략적 R&D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8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지능정보기술 핵심 분야인 AI SW와 AI HW 및 기초기술을 포함한 3개 분야에 총 1630억원 규모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관련 예산(1106억원) 대비 47% 늘어난 규모다.

AI는 지난해 알파고와 이세돌 간의 바둑대결로 전 세계적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이에 정부는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과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각각 수립, AI 기술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왔다.

정부는 올해 △AI SW분야 원천기술 개발 확대 △AI HW 기반 확보 △기초기술 분야에 안정적 투자 등 3개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산업 수요가 AI SW 분야의 언어·시각·음성 분야의 원천기술을 고도화하고, 학습·추론 등 차세대 기술을 선도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AI 국가전략프로젝트'를 4월부터 추진, 239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AI기술 응용 제품·서비스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가상비서 플랫폼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플래그십 프로젝트(145억원)'와 노인 돌보미와 무인 경계로봇 등을 개발하는 'AI-로봇 융합사업(100억원)'에도 245억원을 지원한다.

또 AI SW에 특화된 AI HW 기반 확보를 위해 고용량 AI SW의 원활한 실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슈퍼컴퓨팅 기술 개발'에 6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칩·소자 단위에서 기계학습 SW 실행을 최적화하는 '지능형반도체와 뇌신경모방칩(뉴로모픽칩) 원천기술 개발'에 196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AI 기초기술 분야에서는 '뇌과학 연구 지원'에 대한 투자를 지난해보다 111억원 늘린 618억원을 배정했다. 대학 산업수학 센터 지정 등 산업수학 지원을 위해서는 15억원을 투입한다.

아울러 정부는 AI R&D 결과물을 민간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엑소브레인의 언어처리 주요 요소기술을 API 형태로 공개할 방침이다. 법률·특허·금융 분야의 사업화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도 지원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민간이 AI 사업을 주도하고 정부가 기초·원천기술의 전략적 R&D를 추진해 다가오는 지능정보사회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의 AI 기술 전담 조직이나 자회사가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AI 전담 조직인 'T 브레인'을 설립, 향후 신산업 분야에 3년간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올해 1월 미래기술 개발 전담 조직인 '네이버랩스'를 설립하는 등 관련 분야에 5년간 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카카오 역시 지난달 200억원을 투자한 AI 전문 자회사 ‘카카오 브레인'을 통해 AI 생태계 발전 및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