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삼성미술관장, 관장직 사퇴…이 부회장 구속 영향?

2017-03-06 10:15
6일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 밝혀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장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홍라희 삼성미술관 관장(사진·72)이 6일 일신상의 이유로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에서 물러났다. 

삼성문화재단(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보내 "홍 관장의 사퇴 배경과 관련해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은 것은 없으며 후임 등도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아내인 홍 관장은 경기여고,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 1995년 1월 시아버지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경기도 용인에 세운 호암미술관 관장직에 취임했다.

이후 홍 관장은 2004년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삼성미술관 리움이 개관하며 두 미술관의 관장직을 맡아 왔다.

홍 관장은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사태의 여파로 두 미술관 관장직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직에서 사퇴했다가 3년 만인 2011년 3월 이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와 함께 관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 

홍 관장은 '이 회장의 아내'라는 타이틀을 차치하더라도 폭넓은 미술계 인맥, 미술품을 대하는 안목 등으로 국내외에서 한국 미술계의 대표적 인사로 손꼽혀 왔다. 미술잡지 아트프라이스 등에서 선정하는 '한국미술계를 움직이는 대표적 인물' 설문조사에서도 1위 자리는 거의 그의 차지였다. 

미술계에서는 홍 관장의 급작스러운 사퇴 배경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을 꼽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와병 중인 상황에서 이 부회장까지 구속되며 홍 관장이 대외적인 활동을 이어 나가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홍 관장은 최근 몇 년간 공식적인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었고, 이 부회장이 구속된 뒤에는 거의 밖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홍 관장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홍 관장의 후임이 확정될 때까지 삼성미술관은 현재 총괄부관장으로 재직 중인 홍 관장의 동생 홍라영 씨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