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 융단폭격…롯데면세점 홈페이지 해킹·‘롯데 간판 내려라’ 압박
2017-03-02 17:05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를 직접 제공하게 된 롯데를 향한 중국인들의 보복은 융단 폭격에 가까워지고 있다.
롯데가 중국 현지에서 운영 중인 유통시설에 대해 예고없는 점검이 이뤄지는 한편 국내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 인터넷 홈페이지도 다운돼 구매 자체를 못할 지경이다.
2일 중국 소식통과 롯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1일 롯데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유통시설에 대해 일제 점검이 이뤄졌다.
여기다 국내 업계 1위 롯데면세점도 이날 유례없는 홈페이지 해킹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날 낮 12시께 이후 롯데면세점의 한국어, 중국어는 물론 일본어, 영어 홈페이지와 모바일(모바일 인터넷·앱 모두) 서비스가 모두 다운된 것. 3시 현재 한국에서 접속할 경우 홈페이지는 정상적으로 보이나, 중국 현지에서는 접속이 원활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들 4개 언어로 홈페이지를 운영 중인데, 총 인터넷면세점의 하루 매출은 약 4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이 약 6조원이고, 인터넷 매출 비중이 24%인 것을 감안한 수치다. 중국 내 홈페이지 복구 소요시간에 따라 롯데면세점의 손해는 수십억, 수백억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롯데그룹 중국 홈페이지(http:www.lotte.cn) 또한 롯데가 국방부와 사드 부지 제공 계약을 체결한 당일인 지난달 28일 저녁부터 다운돼 2일 현재까지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롯데 유통 계열사의 경우 현재 중국 내 약 120개 점포(백화점 5개·마트 99개·슈퍼 16개)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에도 중국 현지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을 본 상황에서 사드발 악재가 겹치면서 불매운동과 정부 규제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중국 사업 전면 철수도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롯데쇼핑 중국법인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은 79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5%나 줄고, 적자 규모는 1444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늘었다.
특히 오는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기점으로 불매운동이 가시화되면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롯데의 중국 현지법인들의 타격이 커질 전망이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 ‘저승사자’로 불리는 관영 CCTV(중앙방송)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인 ‘완후이(晩會)’가 롯데를 정조준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언론의 ‘롯데 때리기’는 점점 가열되는 모습이다. 롯데 측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모두 328건의 롯데와 사드 관련 언론 보도 중 현지 롯데의 피해 상황을 전한 보도가 108건, 롯데에 대한 제재의 필요성과 제재 방안이 언급된 기사도 81건에 이른다. 한국 정부의 무리한 사드 배치를 비판하는 기사도 62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일부 중국 매체들 중에는 롯데 등에 대한 '보복' 선동이 쇼비니즘(배타적 애국주의)이라며 자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