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아날로그 방송 순차적 종료...디지털 전환 논란 해소해야
2017-03-01 08:42
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정부는 시청자, 사업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아날로그 종료 지원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합의형 자문기구 운영을 통해 절차적·실체적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전체 유료방송가입자 2918만명 중 디지털 방송 가입자는 2552만명이며, 아날로그 방송 가입자는 약 360만명 남아있다. 전체 유료방송가입자 가운데 디지털 방송 가입자가 87%에 달하는 상황에 불구하고, 케이블TV 사업자는 아날로그 방송 송출을 중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아날로그 TV를 보유한 가구에 신호 변환장비(컨버터)가 보급되지 않았으며, 컨버터 설치가 불가능한 주방 붙박이 아날로그 TV에 블랙아웃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정부는 '케이블TV 아날로그 종료 지원 계획(안)'을 마련, △아날로그 방송서비스 종료 승인 제도화 △아날로그 종료 지원협의체 운영 △케이블 가입자의 시청권 보호 △미가입 세컨드TV 시청권 보호 △지상파 직접수신 환경 조성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8레벨 잔류 측파대(8VSB)' 동의 기준 완화 등 규제완화를 통해 아날로그 방송 송출 종료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8VSB는 가정에 별도의 셋톱박스가 없어도 컨버터만 설치하면 고화질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전송 방식을 말한다.
손지윤 미래부 뉴미디어정책과장은 "8VSB 상품의 경우 아날로그 상품 가격(3000원~1만원)으로 고화질 방송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가격 규제가 있었는데, 이에 대한 요금 변동을 허용하는 쪽으로 규제를 완화하고자 한다"며 "8VSB 요금 가격 변동이 발생하면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을 촉발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시민단체는 케이블TV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이용요금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TV 업계간 이견을 좁히지 않고 있는 8VSB의 CPS 산정 기준도 쟁점 사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에게 디지털 전환의 효용성을 먼저 알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케이블 방송사업자가 단독으로 하는 사업이 아닌 국책사업이라는 점을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종현 선문대 교수는 "정부는 디지털 전환에 일부 가입을 하지 않는 이용자들에 대한 분석을 해야한다"면서 "그들에게 디지털로 전환해야 하는 정책임을 말해주고 동의를 얻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유료방송시장의 360만 가입자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이들의 형태를 분석하는 것이 선행되야 할 부분"이라며 "8VSB대가 산정논란에 있어서도 소비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이르면 2분기에 케이블TV 사업자의 아날로그 방송 종료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본격적인 아날로그 서비스 종료를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