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석형 회장 "산림분야에서 제2의 함평나비축제 찾을 것"
2017-02-26 15:30
"산림의 블루오션은 융복합 6차산업"
이는 천연자원과 산업, 관광자원이 없어 '3무(無)의 땅'이라고 불리는 전남 함평군을 '모든 것이 가능한 희망의 땅'으로 바꾼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의 말이다.
이 회장은 26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땅이 아닌 하늘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역발상으로 함평나비축제를 시작했다"며 "축제의 성공비결은 농업과 문화, 서비스의 융복합"이라고 운을 뗐다.
함평나비축제는 함평군민들의 직접소득만 200억원이 넘고, 개최비용 대비 5배에 달하는 수익성을 자랑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최우수 축제로 꼽힘과 동시에 각종 평가에서 받은 시상금과 공모사업비만 1000억이 넘는다.
2014년 11월부터 산림조합중앙회장 직을 맡은 그는 함평나비축제와 같은 제2의 블루오션을 찾는 데 매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전통적인 산림분야 1차 사업들로는 우리 미래를 상상하기 어렵다"며 "휴양, 치유, 교육, 문화, 관광 등 타산업과의 융복합을 이뤄내는 6차 산업으로 빠르게 진화하지 못하면 우리의 산림은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따라 산림조합은 문화, 관광, IT, 의료, 복지서비스 등과 융복합 할 수 있는 신규 사업 발굴과 사업안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산림조합이 추진하는 신사업들을 보면 임업 자체가 아닌 '임산물 숲 카페’와 ‘임산물 요리 전문점’, ‘산림 곤충 산업’ 등 융복합을 통한 다차산업으로 진화한 것들로 이뤄졌다. 최근 출범한 'SJ산림조합상조'도 산림조합의 강점인 수목장(樹木葬)활용해 탄생한 새로운 사업이다.
이 회장은 "숲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찾는다"며 "산림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최고의 콘텐츠를 통해 산주·임업인들에게 이익을 창출, 다시 산림조합을 통해 산림과 임업에 투자되는 지속가능한 산림의 선순환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산림조합이 숲과 산림의 새 시대를 여는 상상의 출발점이자 현실로 만들어 내는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할 수 있다,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끊임없는 혁신과 함께 신사업들을 추진하며 산림과 임업의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고난의 가시밭길을 걷더라도 꿈을 놓지 않는 자만이 무에서 유를 창조 할 수 있다는 이 회장의 말을 들어봤다.
◆산림조합중앙회는?
"우리 국토의 64%는 산림이고 68%가 사유림이다. 사유림은 개인이 산을 소유해 나무를 비롯한 임산물을 키우고 가꾸는 ‘농장’으로 이해하면 된다.
산림조합은 지속가능한 임업을 위한 산림정책의 핵심 실행 기관이자 사유림 경영의 대표 조직이다. 전국 142개 지역 산림조합과 210만 산주, 40만 조합원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대표 협동조합이다.
산림조합은 산림경영을 통한 목재나 임산물 생산의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맑은 물과 공기를 공급하고, 생태계 보전을 비롯한 경관조성, 휴양 쉼터 제공, 탄소 흡수 등 연간 126조원(국민 1인당 249만원 혜택)의 공익적 가치를 제공하는 숲과 산림을 가꾸는 사람들이다."
◆우리의 숲과 산림이란?
"숲과 산림은 과거 우리의 일터이자 휴식처, 치유와 안식의 장소였으며 70년대까지 에너지를 공급하는 자원의 보고였다.
대한민국 산림녹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완성됐다. 그러나 보존중심의 정책으로 우리 숲과 산림의 자원 활용은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잠자고 있는 숲속의 자원들을 깨워야 한다.
스위스의 국토면적은 강원도 산림면적보다 작다. 그럼에도 스위스 산악관광 수입은 연35조원으로 대한민국 전체 관광수입인 18조원의 두 배가 넘는다.
1차 산업에 국한된 산림산업과 보존중심의 정책으로는 산림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타 산업과의 융복합하는 6차 산업으로 진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 나비축제를 성공시킨 대표적인 지자체 군수라는 평가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역민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지역민들간의 정책적 공감을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시장이나 군수의 독단적인 사업추진은 지역민의 반발만 일으킬 뿐다.
3선을 역임하면서 누구보다 구성원간의 소통이 원활하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싶다. 중앙회장으로서 각 지역 조합장을 비롯한 임직원, 조합원들과 열린 소통을 하고 있다.
전체 구성원에 전화번호를 공개해 소통하고 있다. 이런 소통은 산림산업 전반과 임업인이 당장 필요한 것, 장기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취임후 2년간의 노력은?
"협동조합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산림경영환경 구축과 소득 창출을 위해 노력해왔다. 산림을 소유하고 경영하는 산주·임업인들의 이윤이 창출돼야 다시 산림과 임업에 투자되는 지속가능한 산림의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진다.
조직적으로는 산림조합이 산주, 조합원, 임업인을 위한 조직임을 분명히 하는 정체성 확립에 노력했다.
회원지도부를 회원지원부로 변경하는 등 조직을 개편하고, 수처작주의 주인정신, 역발상의 창조 경영 등으로 협동조합의 본연의 목적을 지향하고 있다.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관성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관성적 사고를 바꾸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다."
◆상조사업 진출의 의미와 기대효과는?
"장례 문화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화장률은 처음으로 80%를 돌파했으며 선호하는 장묘 방법으로 수목장을 꼽는 응답자가 50%에 육박할 정도로 장례문화가 바뀌고 있다.
이에 산림조합은 장례문화를 혁신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수목장림 조성 및 운영을 위한 ‘녹색문화추모사업단’을 운영중이며 ‘SJ산림조합상조’를 설립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산림조합이 직접 운영하는 수목장과 장례 상품을 연계하면 저렴하고 품질 좋은 수목장과 장례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최근 부실 상조회사로 인해 고통받는 상조 가입자들과 상조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산림경영환경의 특성은?
"우리는 짧은 시간에 산림녹화를 이뤄냈지만 산업 및 일상용재로 사용할 수 있는 나무가 극히 적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더군다나 임산업이 국가 경제 성장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분야임에도 산림분야의 투자가 미미하고, 보전위주의 산림정책으로 임업의 산업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 산림면적의 77%가 상수원 보호구역, 백두대간 보호지역, 생태경관 보전지역 등 보전산지로 개발이 제한돼 있어 산주들의 입장에서는 소득도 없이 사유 재산권만 침해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벌채를 통한 수익을 얻기까지 보통 30년 ~ 40년 이상이 소요되다보니 대도시 거주 산주들은 산림경영에 무관심해 국가 공공재 성격인 산림을 제대로 가꾸고 경영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산림은 지속 가능성에 기반해야 한다. 숲은 나무를 심으면 시간이 걸릴지언정 반드시 자란다는 지속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리의 산림은 70년대 산림녹화 사업과 보전중심의 정책으로 나무의 연령대가 다양하지 못하다.
숲과 산림도 우리 사회처럼 연령별·수종별 다양성을 확보해야 건강하다. 전체 산림면적의 70%가 산림녹화사업 당시 조림된 40년생 이하 소나무류가 대부분인 만큼 우리 산림의 다양성이 요구된다. 조림과 육림, 숲 가꾸기, 벌채, 재조림으로 이어지는 선순환형 산림구조가 우리 숲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산림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은?
"인구에 비해 국토면적이 좁은 우리나라는 산림을 이용한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 국가 총예산 414조원의 약 0.5% 정도만 산림과 임업분야에 투자되고 있다.
최소한 1.0%가 산림과 임업분야에 투자돼야 한다. 현행 산림사업 규모를 단순 수치로 2배 이상 확대 시행하면 연간 7만3000여개의 양질의 일자리와 5조4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산림이 노령화함에 따라 적극적인 벌채와 재조림, 숲 가꾸기가 필요하다. 임업기계 장비 활용을 늘리고 임업기계와 장비가 산림에 접근 할 수 있는 임도시설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임도 밀도는 ha당 3.1m로 최소 임도 밀도 6.0m보다 두배 가까이 촘촘하다.
독일(46m/ha), 일본(13m/ha) 등 임업선진국에 비해 빈약한 실정이다. 독일은 1960년대부터 1970년대에 걸쳐 집중적인 임도 구축이 이뤄져 현재 작업도 등을 포함해 약 46.2m 이른다. 오스트리아도 45m다.
각국의 목재자급률을 살펴보면 일본은 28%, 오스트리아 100%, 독일이 87%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10%에 머무르고 있어 임도망 확충이 시급하다.
현재 우리나라 목표임도 밀도는 8.5m다. 목재생산성의 향상, 비용절감, 임업기계화, 산림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임도를 넓혀야한다.
임업 노동자가 피로를 느끼지 않고 산림작업을 할 수 있는 왕복거리는 작업지까지 도보 30분 이내, 표고차는 약 200m 정도가 적당한 수준이다. 고성능 임업기계의 효율적인 작업범위는 임도로부터 400m 이내가 바람직하다. 목재수확을 전제로 한 적정 임도 밀도는 ha당 20∼25m가 적당한 수준이다.
아울러 본격적인 벌채시기에 대비한 국산 목재 가공 유통시설을 늘려야 한다. 임업은 농어업과 비교해 소득안전망 및 피해보상제도가 미흡한 실정이다. 산주, 임업인이 안심하고 산림경영에 전념 할 수 있도록 임업직불금제, 임산물 재해보험 등 소득 안정망 구축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