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막 오른 ‘문재인 대세론’ vs ‘안희정 대안론’ 영합게임…“호남이 승패 가른다”
2017-02-22 16:30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文(문재인)의 굳히기냐, 安(안희정)의 뒤집기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영합(제로섬) 게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제로섬게임이란 경쟁자의 이익과 손실의 합이 제로(0)가 되는 상황을 일컫는다.
최근 안 지사의 파죽지세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동반 상승하거나 일부 조사에서 박스권에 갇혔을 분 큰 하락은 없었다. 양자의 관계는 한쪽이 오르면 다른 한쪽은 떨어지는 ‘시소 관계’는 아닌 셈이다. 남은 것은 반대편의 지지층에 균열을 가하는 이른바 ‘갈라치기’다. 더 이상의 ‘쌍끌이 외연 확대’ 전략은 없다.
◆文 ‘보수층’ 安 ‘진보층’ 의식…제2라운드 개시
22일 야권과 정치전문가들에 따르면 안 지사가 ‘마의 20%’ 지지율을 넘은 직후 대선 경선 판의 양상이 달라졌다.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대선 불출마 이후 정착하지 못한 중도 보수층과 5060세대의 견인에 따른 외풍적 성격이 강했다. 이른바 ‘안희정 대안론’이 ‘문재인 대세론’의 무력화로 이어지지 않은 까닭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지사가 ‘문재인 대세론’을 넘기 위한 조건으로 ‘진보층 끌어안기’를 꼽는다. 민주당을 비롯해 범야권 지지층이 대거 몰리는 민주당 경선에서 역선택에 의존하는 선거전략으로는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지지층인 중도 보수층, 안 지사는 진보층 갈라치기에 각각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이들은 이날 일제히 최근의 잇따른 실책을 의식한 듯 반대편 지지층 달래기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군 출신 지지자 모임 ‘더불어국방안보포럼’에 참석, 최근 영입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김정남 피살’ 관련 언급 논란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안보 불안감 이미지 불식에 나섰다.
앞서 정 전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씨 피살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납치 사건에 빗대 비유, 문 전 대표가 이전 영입했다가 물러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5·18 설화 등에 이어 연타로 스텝이 꼬였다.
◆民 경선 70만 돌파…최종 승자 ‘호남’ 손에
안 지사는 같은 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과 관련해 “당연히 예상한 답이 오겠지만, 국민이 가질 상실감을 생각하면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연정과 선한 의지 발언으로 지지층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던 안 지사가 이같이 언급한 것은 자당 지지층을 의식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앞서 안 지사는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당시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법치”라는 취지로 답해 논란을 빚었다.
안 지사의 지지층 겨냥 행보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진보 지지층에 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터줏대감처럼 버티는 상황에서 안 지사가 얼마만큼의 소구력을 가질지 불분명하다는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은 250만 명 정도의 선거인단이 모일 민주당 경선의 최대 변수는 ‘호남’으로 귀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단순히 진보적 색채를 넘어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 호남의 전략적 선택을 통해 바람을 수도권을 북상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민주당 선거인단은 이날 오후 2시 40분 기준으로 70만544명(권리당원·대의원 19만5354명 포함)을 기록했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호남은 아직 누구에게도 확실한 방점을 찍지 않았다”며 “정권교체의 비전 제시를 통한 선점효과를 지속할 수 있는 쪽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